안전불감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하다. 특히 가스사고는 대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엄청난 파괴력을 갖고 있다는 데서 최근 인천시 중구 항동에서의 잇따른 가스누출 사고는 주민을 극도로 불안케 하기에 충분하다. 남항 S-oil 하역부두 LP가스 누출사고의 경우는 가스회사 관계자가 이러한 사실을 몰랐다는데서 그동안 발생한 대형 사고를 떠오르게 할 만큼 충격을 주고 있다.

압축액화상태인 LP가스는 폭발위험에 늘 노출돼 있다. 가정에서 부주의로 폭발해 가족이 다치거나 사망했다는 소식을 뉴스 등을 통해 접하곤 한다.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만큼 위험도 따른다는 말이 된다. 그래서 남항 S-oil 하역부두 LP가스 누출사고는 인근 주민에게 공포의 대상이라 할 수 있다. 수송선 규모도 1천702t급이라고 하니 주민들은 모골이 송연했으리라는 짐작을 가능케 한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가스를 비롯 위험물 취급관계자들이 인식을 못하고 있다는 데서 걱정이 더 하다. S-oil 관계자의 말처럼 가스누출은 있을 수 없고 LP가스를 하역할 때 저장탱크내 압력과 대기압의 차이때문에 펌프로 가스를 뽑아내는 순간 일부가 기체로 변할 수 있다 해도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 그 원인은 철저히 밝혔어야 했다. 늘 그래 왔듯이 사고는 안일과 방심, 허술한 정비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그 것도 20여분 누출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라는 데서 관계자들의 안이한 대처 의식은 대형사고의 시작일 수도 있다는 것을 경고해 둔다.

성수대교 참사, 삼풍백화점 붕괴, 아현동 가스폭발사고, 대구 지하철 방화사고 등 그동안 많은 대형사고는 모두 인재였다. 다시 말하면 안전불감증이라는 후진국형 대처가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어 왔던 것도 사실이다. 설마가 모두 대형 참사로 이어졌으나 우리 사회는 이를 아직까지도 도외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언제든지 이런 대형 사고의 재발이 가능하다는 얘기이다. 이번 가스누출 사고도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S-oil측에서 이같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하니 한심하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 관리감독은 물론 점검 시기와 대상을 강화하고 책임도 엄하게 묻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많은 인명을 앗아 가는 대형사고는 예방만이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