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에 풍수도참(風水圖讖)설이 유행하듯이 요즘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선 으레 전 세계적인 불황과 디플레이션의 공포가 주된 화제가 되고 일부 비관론자의 백가쟁명(百家爭鳴)이 한창입니다. 사실 나라 안팎의 돌아가는 형국을 볼 때 최악의 시나리오가 등장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지금 사상 최고로 호황을 구가하는 업종이 역술가와 정신과라는 자조적인 농담도 나오는 판이니 정말 우울한 시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한치 앞이 보이지 않을수록 기본에 충실해야할 것입니다.
경제 불황이 농업부문에는 되레 유망한 인력이 몰리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농협경제연구소에서 나왔는데 기업의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서 경영을 익힌 사람들이 많이 귀농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득력 있는 해석이라 하겠습니다. 또한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 즉 농사를 짓는 사람만 농지를 소유할 수 있다는 법조항을 다시 생각해볼 때라는 제안 또한 필요적절하다 하겠습니다. 정부가 대만처럼 농지는 농사에만 쓰되 소유는 누구나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규제완화를 해야 할 것입니다. 자본력이 있는 도시인과 법인이 넓은 농지를 소유할 수 있도록 길을 터야 농업에서도 '규모의 경제에 따른 효율화'가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농촌이야말로 '불황의 무풍지대'인 것이며, 웰빙시대에 맞춰서 친환경 채소와 과일 등을 생산한다면 얼마든지 고수익의 농가소득을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고추장, 간장, 된장 등의 생산까지 보태진다면 일반적인 도시의 샐러리맨 수입보다는 더 높은 수익을 보장받을 것입니다. 또한 공해로부터 벗어난 농촌전원생활은 건강이라는 선물을 보너스로 받을 것입니다. 이솝우화에서 나오는 '서울쥐와 시골쥐'이야기는 바로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닮은꼴인 것입니다. 현실은 강한 자가 살아남는 세상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인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법원 경매를 통하면 1천만~2천만원 정도로도 꽤 넓은 땅을 취득하기가 용이할 것이기에 우선은 컨테이너 모빌홈 정도로 설치해놓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영농방법을 해당지역 면사무소에 지원요청을 하면 얼마든지 적극적인 협조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전국 어디든지 지자체들의 행정지원 체제가 요즘에는 친절행정이 상식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흔히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도 있듯이 우두커니 불황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미래의 유유자적한 삶의 터전을 마련하는 것에 소홀하면 안되겠습니다. 주저하지 말고 주말만이라도 도시를 벗어나서 농촌을 가꾸는 것을 시도하는 것이 현명한 불황탈출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smnc@hanmail.net /(주)써플라이 엠엔씨 회장·(사)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