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대 편제 및 훈련
6기동대는 여경기동대라고 해서 다르지 않고 일반 경찰관 기동대와 똑같이 편제되고 훈련을 받는다.
6기동대의 총원은 108명이며 본부, 1·2·3제대(제대별 38명), 12개팀(팀별 8명)으로 편제돼 있으며 기동대장은 경정(1명), 제대장은 경감(3명), 팀장은 경위(12명)가 각각 맡고 있다.
기동대는 전·의경부대처럼 내무반 생활은 하지 않고 전원 출·퇴근을 한다. 또 지난해 6월 여성기동대 특채시험을 통해 경찰에 입문한 대원은 2년간 기동대에서 의무 복무를 해야만 한다.
6기동대 대원 전원이 태권도와 합기도 등 무술 유단자인 점도 다른 여경들과 차이가 있다.
6기동대원은 출근을 하면 우선 기초체력훈련을 하고 과격한 집회 시위자들을 검거하기 위한 체포술과 자신의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호신술을 기본적으로 익힌다.
상·하반기 1회씩 기동대별 연합훈련도 일반 기동대와 함께 똑같이 참여를 한다.
집회·시위가 없을 땐 지구대로 배치돼 치안 활동에도 나서고 대규모 행사에서 교통관리도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담당한다.
![]() | ||
■ 여경기동대원의 변신은 무죄
"술이요? 잘 안 마셔요. 회식때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기도 하죠."
6월 경찰종합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6기동대로 배치된 김혜원(25·여) 순경은 친구들로부터 남자들로 가득한 경찰서에서 편히 일하겠다고 축하(?)를 받았지만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의 천만의 말씀이라고 단정했다.

사실 6기동대는 전원 여경으로만 구성돼 있기 때문에 성남 분당경찰서 본관 4~5층에 위치한 부대는 '금남(禁男)의 구역'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경찰복을 입고 있는 동안은 웬만한 부대는 저리가라고 할 정도로 군기(軍紀)가 엄하다.
하지만 경찰복을 벗고 일상생활로 돌아오면 6기동대 대원들은 대한민국의 '그녀들'로 다시 돌아온다. 분당서 주변에 삼사오오 모여사는 터라 주말이면 한 집에 모여 음식을 해 먹기도 하고 같이 머리를 하러 가기도 한다.
제대나 팀별로 회식을 할 때는 여성의 취향을 고려해 장소를 선정한다. 그러다보니 일반 부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V샐러드바' 나 'I스파게티 전문점'같은 곳에서 회식을 하기도 한다.
![]() | ||
■ 6기동대의 청일점 박종찬(41) 경사
"여자랑 일하고 있다는 걸 거의 잊고 있었네요."
금남의 구역인 6기동대에서 유일하게 둥지를 튼 남자(?)인 박 경사는 교육훈련을 담당한다. 총 정원이 108명인 6기동대는 박 경사를 제외한 107명이 여성으로 기동대장부터 팀원들까지 여인천하인 셈이다.
박 경사는 "6기동대로 배치받았을 때엔 일주일쯤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다"며 "편하게 눈을 둘 곳도 없고 같이 담배피러 갈 사람도 없어 답답했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7개월이 지난 지금은 다른 곳에서 근무할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박 경사는 "교육 훈련받고 출동해서 민원을 해결하는 것이 남자 경찰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며 "오히려 세심함을 갖춘 여기동대원이 남자 직원들보다 훨씬 민원서비스를 잘 제공한다"고 말했다.
![]() | ||
■ 불안정한 출퇴근과 '육아'
얼마 전 6기동대에 본부에서 근무하는 한 명이 결혼을 했다. 하지만 결혼을 한 본인이나 동료나 모두 걱정이다.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을테고 아이를 낳으면 부모님처럼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으면 직업과 육아 선택을 놓고 고민에 빠져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문제는 기혼·미혼 여부를 떠나 기동대원 전체가 공감하는 문제이다.

사실 아이들 돌봐줄 사람을 못구해 경찰관을 그만 두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 기동대원은 "출퇴근이 일정하면 보육원에 보내면 되지만, 경찰은 밤샘 근무를 하거나 주말에 근무를 하는 경우가 있어 곤란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오흔선 대장도 "둘째를 낳고 일을 그만 두겠다고 했더니 시어머니가 시골집을 정리하고 올라오셨다"며 "국가 차원에서 출산을 장려하면서도 공무원 보육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 아쉽다"고 말했다.
※ 인터뷰 / 오흔선 제6기동대장
"여경을 보호대상으로 여기는 고정관념 깨겠다"

경기지방경찰청 기동단 10개의 기동대 중 유일한 여성기동대인 제6기동대를 이끌고 있는 경기경찰의 여경 최고참 오흔선(48·경정) 대장.
주변에서는 오 대장이 '남자처럼 씩씩할까? 아니면 여자답게 섬세할까?' 궁금해 한다. 대원들에게는 엄격한 아버지같고 민원인들에게는 한없이 상냥한 오 대장을 일컬어 일부에서는 강직한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이 함께 공존하는 '야누스'라고 부른다.
오 대장이 경찰에 투신한 것은 지난 1983년으로 27년차다.
오 대장은 "80년대 초반만 해도 2년에 한 명꼴로 여경을 모집했었다"며 "처음 서울 강서경찰서에 배치받았는데 전체 700명 직원 중 여경이라고는 고작 7명이었다"고 말했다.
경기경찰청 여청의 맏언니인 오 대장의 처음 경찰생활을 할 때의 목표는 '순경 꼬리표 떼기'로 너무나 소박(?)했다.
"경찰 조직에 처음 몸담을 때는 '대장' 직위는 꿈도 꾸지 않았다"는 오 대장은 "23살때 순경이었는데 당시 54세의 아버지뻘 되는 선배중에서 여전히 순경 직함을 달고 있는 분이 계실 정도로 승진 체계가 잡혀있지 않았다. 그래서 1차 목표를 '순경만 떼자'고 소박하게 잡았다"고 말했다.
대학시절 학보사 활동을 할 정도로 외향적인 성격인 오 대장도 순경 시절엔 훨씬 보수적이었던 사회 분위기 탓에 '여자 경찰'이라는 '희소인종'으로 취급되는 고난(?)을 겪어야만 했다.
오 대장은 "당시 경찰사회에서 여경을 딱히 쓸 데는 없고 그저 보기만 좋은 '꽃'으로 생각하는 분위기였다"며 "하지만 그러한 사회적 인식은 오히려 내면 의 도전의식을 자극하는 촉매제가 됐다"고 회고했다.
27년동안 남자 일색인 환경에서 성취감을 배웠고 지난해 6월에 여경으로만 구성된 6기동대(당시 4기동대)의 초대 기동대장으로 부임했다. 기동대장이 된 이후에도 오 대장에게는 떠넘겨진 숙제가 산재했었다.
오 대장은 "여경기동대가 창설됐지만 기동대원들조차도 진압복, 헬멧을 어떻게 입는지도 모를 정도로 서투르고 실전에 투입되는 여경을 위한 시스템이 거의 마련돼 있지 않았다"며 "지금은 여경기동대가 체계가 마련되고 집회나 시위에서 빠져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고 자랑했다.
오 대장이 지휘하는 6기동대는 지난해 평택 쌍용차 사태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선봉기동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성기동대의 가치에 대해 오 대장은 "여경이 시위진압대로 나서자 과격시위대들이 오히려 당혹스러워 했다"며 "여성 시위대들과 진압 경찰 사이에 다반사로 벌어지던 성추행 시비도 크게 줄었다"고 평가했다.
오 대장은 자신의 뒤를 이어 '험한 일'을 하고 있는 후배들을 위해 "여경이라는 말은 아직도 보호해야할 대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남자 경찰들은 아직도 여경을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 같이 일하는 것을 불편해 한다"며 "여경이 제 몫을 하려면 여경 스스로 경찰관의 일원으로 동등하게 생활하고 경찰 내부도 고정관념을 깨야한다"고 지적했다.
민원인을 대할 때만큼은 눈빛부터 부드러워지는 오 대장은 "시민들이 먼저 수고했다는 말을 걸어줄 때면 힘든 작전을 수행하고 난 뒤에도 보람을 느낀다"며 "국민의 봉사자로서 경찰 역할을 다한 뒤에는 사회복지사로 봉사활동을 이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진/전두현기자 dhje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