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모'(食母), '침모'(針母)와 더불어 관가나 사대부 집의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던 천민 신분의 사람에게, 그것도 여성에게 '수사권'이라는 직업적인 책임을 부여했다.
포도청에서 다모를 뽑을 때는 우선 키가 5척을 넘어야 하고, 쌀 닷말(40㎏)쯤을 가볍게 번쩍 들어야 하고, 막걸리를 먹더라도 세 사발은 숨도 안 쉬고 단번에 마셔야 할 정도의 실력을 가져야 다모가 될 자격이 있었던 것이다.
옛날의 여자 경찰인 다모는 포도청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형조와 의금부에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다모는 대개 역적 모의를 하는 집에 많이 가게 했다.
이럴 때, 다모는 치마속에 두 자쯤 되는 쇠도리깨와 오랏줄을 감추고 정탐을 하다가 틀림없이 죄가 분명하다 하는 사람이면, 치마속에 숨기고 있던 쇠도리깨로 들창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죄인을 묶어 올 수가 있었다고 한다. 다모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였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을 일이다.
여풍, 여풍하지만 아무래도 여성들이 가장 일하기 힘든 분야 중의 하나가 바로 경찰이다. 하지만 경찰도 거센 여풍이 몰아치면서 금녀의 구역이 사실상 허물어졌다.
우리나라의 여경은 1946년 80명으로 출발했다. 경기지방경찰청도 2000년말 기준으로 총경 1명, 경감 2명, 경위 7명, 경사 42명, 경장 72명, 순경 64명 등 188명에 불과할 정도로 여경에 대한 존재감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1989년 경찰대가 여학생에 대해 문호를 개방한 이후 2000년 경찰간부 후보생시험에도 여성 응시자가 허용되면서 여경의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특히, 경찰대와 경찰간부시험에서 여학생이 수석과 차석을 휩쓸면서 경찰 내부의 여성 파워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2009년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여경은 7천여명으로 전체 경찰의 7%를 넘지 못하고 있지만 경찰청은 2014년까지 여경 숫자를 전체 경찰의 10%인 1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마지막 금녀의 구역인 기동대마저도 지난해 6월 창설됨으로써 무너졌다.
과격한 집회·시위를 담당할 여경기동대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이 좀더 대접받는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