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김영준기자]161분 경기내내 한 순간도 마음을 놓지 못했던 시민들은 운명의 승부차기에서 한국의 여섯 번째 키커 장슬기가 강력한 슛으로 골망을 흔들자 일제히 환호성을 질러댔다.
26일 열린 2010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결승에서 한국 대표팀이 승부차기 끝에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휴일 아침 전국이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특히 인천 연희동의 인천 디자인고 축구부실에서 응원전을 펼친 최정주(39) 감독과 선수 14명의 함성은 더욱 컸다.
이 학교 소속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김인지·전한울이 이날 경기엔 출전하지 못했지만, 최 감독과 선수들은 나머지 대표팀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하며 응원에 열을 올렸다.
대표팀이 전반 6분만에 선제골을 터뜨린 뒤 일본에 2골을 허용하며 역전당하자 이들 사이에서 탄식이 흘러 나왔다.
하지만 전반 추가 시간에 동점골을 터트렸으며, 후반 다시 도망가는 일본을 추격하는 3-3 동점골이 터지자 선수들은 주먹을 불끈 쥐고는 역전골을 기원했다.
연장전을 득점없이 비긴 뒤 이어진 승부차기 끝에 승리가 확정되자 서로 부둥켜안으며 아낌없는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최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큰 일을 해냈다"며 "인지와 한울이가 결승전에선 뛰지 못해 아쉽지만, 대회 경험을 바탕으로 매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FIFA가 주관한 대회의 첫 우승을 어린 선수들이 일궈낸 것에 더욱 감동했다.
이미경(32·여·회사원)씨는 "승부차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가슴을 졸이며 TV를 봤다"며 "연장에 접어들면서 줄줄이 쥐가 나 선수들이 일어나지 못할 때는 눈물이 흘렀다"고 말했다.
대학생 강민형(24)씨는 "한 편의 드라마였다. 한국 축구가 세계 무대를 제패하는 모습을 보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잘 싸워준 선수들이 너무 고맙다"며 감격스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