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물가상승이 도시와 농촌간 소득격차를 더욱 부채질 할 것이란 우려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비부진에 따른 농산물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상승에 따른 생산비 부담은 가뜩이나 궁핍한 농가들의 수익구조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9일 물가협회가 조사한 설대목 직후 물가조사에 따르면 수도권지역의 배 평균단가는 전주에 비해 개당 600원이 내린 2천380원에 거래됐으며 대부분 지역에서 대목기를 지나 100~500원 정도 내렸다.

사과 역시 재고량이 늘면서 1주일만에 개당 200원이 내렸으며 상추, 호박 등 채소류값도 일시 강세를 나타냈던 불과 1주일전 대목기 시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곧바로 추락했다.

쇠고기도 등심 500g당 2천500원이 내린 2만3천500원, 닭고기는 마리당 600원이 빠지는 등 설 반짝장세 후 대부분의 농산물값이 급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농산물 시세는 이처럼 하루가 다르게 하락하고 있는데 널뛰기를 하고 있는 최근 물가는 농산물 생산원가 부담을 주며 장기 시세하락으로 궁핍해진 농촌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99년 이후 동결됐던 트랙터, 경운기 등의 농기계값이 업체간 자율조정을 통해 평균 1.4% 올랐으며, 유가 상승은 시설채소 농가 등 일반농가들의 난방비 부담으로 직접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비닐, PVC, 농사용 필름 등 각종 농자재값이 유가상승과 더불어 줄줄이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농가들의 수익구조에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 상황에서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도시근로자의 실질소득은 이미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농가소득은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태”라며 “최근 추세대로라면 올들어 도·농간 소득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해 이같은 우려감을 뒷받침했다.

농민 오모(50·안성시 양성면 방심리)씨는 “소득이 점차 줄고 다른 물가는 겁없이 뛰는 현상황에서 농사에 목을 맬 농가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앞날이 보이지 않는 농사를 짓느니 차라리 도시에 나가 품을 파는 편이 소득에 훨씬 보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