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은 불황에도 끄떡없다는 말은 이젠 다 옛말입니다.”
한때 불황에도 날개돋친듯 팔려나갔던 명품브랜드가 최근의 장기 불황 앞에선 맥을 못추고 있다.
일명 노세일 브랜드로 콧대를 높였던 제품들이 세일에 나서는가 하면 긴급처분이라는 일종의 가격파괴전까지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백화점이나 전문매장에서 볼 수 있던 제품이 할인점, 아웃렛몰에까지 등장하며 '명품'이라는 말을 무색케 하고 있다.
그랜드백화점 일산점에서는 지난달 30일부터 4층 특설매장에서 수입명품인 '버버리'와 '에트로' 단독 초대전을 열고 예전에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명품 세일'에 나서고 있다. 노세일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수입명품이지만 이번 행사에서는 신상품은 20~30%, 이월상품 및 기획상품은 40~50%까지 할인 판매를 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수원점도 지난달 11일부터 '버버리' 제품에 대해 10~20% 할인판매를 시작했으며, 이에 더해 최근엔 신상품을 입하하며 할인폭을 30%까지 확대했다.
명품수입업체와 손잡고 대대적인 가격행사를 벌이는 곳도 있다.
뉴코아백화점 수원남문점은 수입업체와 지난해 미판매된 제품을 중심으로 '해외명품 긴급처분' 행사를 열고 버버리, 폴로, 프라다, 에트로, 구찌 등 14개 브랜드에 대해 50~80% 할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할인점인 그랜드마트도 지난 4월 프라다, 에트로, 미쏘니, 페라가모 등 10개 해외명품 브랜드를 최고 60%까지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처럼 명품브랜드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자 높은 로열티를 주고 명품입점을 기획했던 일부 백화점들은 아예 매장아이템을 변경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실제 도내 한 백화점은 일부 공간을 당초 명품관으로 꾸밀 예정으나 계획을 바꿔 웨딩숍, 고급 커피매장 등을 유치했다.
신갈에서 명품액세서리몰을 운영하고 있는 박경수(36)씨는 “올초까지만 하더라도 그나마 매출을 유지해 왔는데 최근엔 추가세일을 해도 특별히 매출신장이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라고 최근의 어려움을 밝혔다.
콧대높은 명품도 장기불황에 주눅
입력 2003-08-02 00: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3-08-02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