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100만이 되지 않은 안양·부천·고양·성남·화성 등 경기도내 주요 도시들에는 몇 년 전부터 문화재단이 설립돼 활동해 왔다. 이에 비해 110만 광역시급 수원에 문화재단 설립은 다소 늦은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보유한 수원은 화성문화재를 비롯 크고작은 80개 이상의 예술행사가 매년 치러지는 등 문화활동이 활발하다.
하지만 그만큼 중복되는 행사가 많았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려웠다. 이에 수원시는 문화 및 예술분야 중복 업무를 줄이고 종합적인 문화영역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문화재단 설립을 올해 초부터 본격 추진해왔다.
수원문화재단 설립에 대한 외부 용역 결과,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됨에 따라 24일 오전에는 시민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도 열린다.
일단 문화재단은 기존 분리된 단체들을 통합 운영하는 형태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문화재단이라고 하면 단순한 시설관리나 일회성 행사 주최가 주목적은 아니다. 지역 문화를 꽃피우기 위한 예술가 지원은 물론 시민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문화사업 발굴 등이 토대가 돼야 한다. 여기에 미래 문화예술을 이끌어갈 꿈나무들을 위한 문화예술 소양교육이 기본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수원은 기초자치단체 중 어느 곳보다 문화예술 자원이 많은 곳이다. 그런 자원을 적극 활용하기 위한 큰 틀을 짜는 것이 바로 문화재단이 보여줘야할 미래 비전이다. 한 가지 더 명심해야 할 것은 문화예술은 간섭하고 통제하는 관리 감독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양계장이나 돼지축사에서 가축을 키워내듯 일정한 틀을 강요해선 안된다. 자연스럽게 뿌리내릴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하고 성장하는 데 방해가 되는 걸림돌을 제거해주고 자생할 수 있도록 돕는게 바로 문화재단의 역할이다. 그리고 수원은 도청 소재지라는 장점으로 일찍부터 경기도문화의전당과 도립예술단 등이 자리를 잡아 도내 타 시·군에 비해 가까운 곳에서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를 더 많이 맛볼 수 있었다. 하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오히려 수원시민을 위한 공연장 등에 대한 관심이 소홀했던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향후 수원이 가진 문화분야 성장 잠재력을 볼때 이렇듯 다양한 목소리를 껴안을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리를 위한 기관 또 하나의 방만한 산하기관이라는 쓴소리를 피하기 위해선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문화계 전문가가 이끌어가야 할 것이다. 물론 방법면에서도 투명한 인사 절차를 통해 적임자를 앉히는 등 첫 단추를 잘 끼워야 그동안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제대로 된 기틀을 잡아나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