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첫 번째 전시 '차가운 환상' 작업이 그저 의식의 흐름이 이끌어낸 충동적 결과물이었다면 이번 전시 '환상, 두 번째 기록'은 대상의 다양성과 기호학적 의미의 모호성이 결합된 형태로 나타난다. 일반 사진이 사각의 프레임 안에 대상을 선택하고 잘라내 버리는 작업인 반면 김영욱의 작품은 사각 프레임 안에 의미와 무의미가 중첩되어 채워지는 작업으로 나타난다. 김영욱의 꿈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의 또 다른 꿈은 남극이다. 작가는 남극으로 향할 예정이다. - 매일경제 정승환 기자의 기사 '꿈을 찾는 사진가, 이젠 남극이다' 중에서(2010년)

김영욱씨는 지난해 3월 서울 공간 루에서 두 번째 개인전 'The Mirage 2nd:환상, 두 번째 기록'을 가졌다.

앞서 인용문에서 언급되었듯이 작가는 첫 개인전이었던 'The mirage:차가운 환상'(2009년)보다 피사체에 대해 좀 더 확장된 감각으로 대상의 다양성, 기호학적 의미의 모호성이 결합된 작품들을 선보였다.

카메라의 파인더 안에서 대상은 해체되고, 다시 조직되었으며, 색은 탈색되고 다시 채색되었다.

▲ 김영욱 作 '환상, 두 번째 기록-잊혀짐2'

당시 작가는 "시(視) 감각이 만들어낸 기호학적 해석은 관념이 도달하는 모든 의미에 있어 유효하다"며 "앞으로도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를 이 길고 긴 여정에 있어 이번 전시는 작은 쉼표이자 방점"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인천에서 창작의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 연계 프로그램 분야의 입주 작가로 선정돼 지난 9월 초 인천아트플랫폼에서 후속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11월의 첫 주말 아트플랫폼 커뮤니티홀에서 김씨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사물 그대로를 담은 사진 작품이 아닌 여러 사물의 이미지를 찾아 다니며 이 같은 것을 포착해야 하기 때문에 주로 외부에서 많은 작업을 하고 있다"며 "아트플랫폼의 스튜디오에서는 주로 밤에 컴퓨터 작업 등을 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근황을 설명했다.

김씨와 인천과의 인연은 깊지 않았다.

그는 "아버지 고향이 인천 장봉도여서 어릴 적 오고가던 곳이었으며, 현재 인천의 바로 옆인 부천에 거주하고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초 개항지인 인천에서 창작의 영감을 많이 받고 있다고 했다.

"최초 개항지였던 이곳(인천아트플랫폼 인근)은 여러 문화가 들어오고 충돌하면서 자리 잡은 거리 풍경과 격동의 시기에 표출된 에너지 등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작업의 모티브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천에서의 촬영과 조사 활동을 통한 작업의 결실물들은 내년 1월 말이나 2월 초께 전시회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김씨는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지 않았다.

그는 고교시절 기타를 쳤으며, 밴드 활동에 온 마음을 빼앗겼다. 하지만 부모님의 뜻에 따라 밴드 활동을 접고 대학에 진학했다.

김씨는 "미학에 관심이 많아서 철학과를 지원해 합격했다"며 "부전공으로 신문방송학을 선택했으며, 당시 영상미학에 관심을 두고 공부했다"고 말했다.

이후 김씨는 광고 프로덕션사에서 영상을 만들었다. 하지만 당시 실정상 외국 광고를 카피하는 부분이 많았고, 실제가 아닌 가공된 이미지 등으로 인해 광고 작업과는 결별하고 사람을 찍고 싶다는 생각에 언론사 사진기자로 4년간 활동도 했다.

이후 2009년 첫 전시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사진 예술'에 매진하고 있다.

김씨는 끝으로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작업하면서 타 예술 장르의 입주작가들과 교류도 하고, 인천과 관련된 작업들을 통해 작가로서의 외연을 더욱 넓혀나가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 작가소개

김영욱(37)은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서강대에서 철학과 신문방송학을 공부했다. 이후 The Production의 연출부 PD와 대구 매일신문의 편집국 사진부 기자로도 활동했다. 현재 국민일보 객원 기자와 개인 사진작업 등을 병행하고 있다. 작가는 '차가운 환상'(2009)과 '환상, 두 번째 기록'(2010) 등 2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사진, 그 치명적 유혹'(2009)과 '중국 핑야오 국제 사진전'(2010), '서울 포토페어'(2011)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김영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