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 첫 개인전 '은유적 경계'를 통해 일련의 '문명' 시리즈를 발표했던 강혁씨는 2007년 두 번째 개인전 '경계속의 시간'에선 자연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다. 강씨는 영상을 통해 자연과 일상적 삶의 여러 단면들을 통해 시간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자연 대상으로는 담쟁이 덩굴의 생태적 변화와 비가 내리는 장면을, 일상적 삶의 단면으로는 정신장애가 있는 작은 아버지의 초상 '자화상'과 복도를 지나가는 학생들의 일상적 단편을 사진에 담아 제시했다.
자연에 대한 주제가 이어지고 있는 세 번째 개인전 '은유적 자연성'(2009년)에서는 대상에 대한 작가의 예리한 관찰은 시간의 함축을 통해 드러난다.
당시 출품작 '바람나무와 애드벌룬'은 20분 가량의 장기 노출을 통한 변화를 하나의 정지 영상에 담은 사진작품이다.

인천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공부했으며, 인천에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강씨는 2009년 인천아트플랫폼 파일럿 프로그램 입주작가에 이어 지난해에도 아트플랫폼 장기 입주작가로 있으면서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다.
올해 OCI 미술관의 입주작가로 선정돼 후속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강씨를 아트플랫폼에서 만났다. 오는 19일부터(~12월18일) 아트플랫폼에서 개최되는 2011 인천젊은작가 기획프로젝트 유어인천(遊於仁川·You're Incheon)에 참여하는 강씨는 전시회 준비차 아트플랫폼을 찾았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 "개화한 꽃이 시들어가는 과정에 시선을 둔 사진 작품과 영상 작품을 출품했다"며 "꽃(자연)을 소재로 근원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강씨의 작품 중 상당수가 '자연'을 소재로 택하고 있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거나 하진 않는다. 자연을 통해 '생과 사' 등 근원에 집중한다.
지난 여름 아트플랫폼에서 열린 제1회 인천 평화미술 프로젝트 '분쟁의 바다 화해의 바다'展에서는 사과(자연)로 문명세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주지하는 '상처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강씨는 "상처 프로젝트는 상처를 안고 사라져가는 존재의 허무와 유한성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라며 "반으로 쪼개진 사과로 표현된 '40일간의 상처'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남북 분단의 현실을 형상화한 것이며, 사과에 25개의 흠집을 낸 '25번의 상처'는 1년전 연평도 포격때 남북이 주고받은 250발의 사격을 표현하며 상처로 썩어가는 생명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냈다"고 말했다.
강씨에게 앞으로 개인전에 대한 계획을 물었다.
"지난해 초대전으로 2번의 개인전을 가졌습니다. 단순 평면 작업이 아니라 긴 시간을 두고 기록하는 작업이어서 올해 개인전을 갖는 것은 힘들 것 같고, 내년께 열 계획입니다."
■ 작가소개
강혁(39)은 인천에서 태어났으며, 인천대 미술대학과 동대학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다. 2005년 첫 개인전 '은유적 경계' 이후 지난해까지 5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2001년 신진작가발언전 신진작가상, 미술세계대상전 특별상을 수상한 이후 10여회의 각종 공모에 선정됐다. 미추홀 영상미술제(1999),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2009), 부산 국제 비디오 페스티벌(2011)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인천대에서 영상미술을 강의하고 있다.
/김영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