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시 오상석씨는 배다리 헌책방거리를 지나가다가 한점갤러리에 들러 장소 기반의 인터랙티브 아트 전시회를 하고 싶다고 해서 전시회가 개최됐다.
전시회 소식을 접한 시민들의 반응은 '오래된 마을에 미디어 아트라니…'였다.
관람객들은 '장소 기반'이라는 말에 쉽게 다가갔지만, 막상 놓인 장치와 영상속의 사진(마을모습)에 의아해 했다.
딱딱한 그림과 언어, 평소 접했던 예술과 다른 어법에 관람객과 작품의 접점이 맞춰지지 않은 것이다.
당시 만난 한 관람객은 "오래된 동네, 작은 갤러리에 어디에서 들어보기는 했으나 낯설 수밖에 없는 예술이 긴장시킨다"고 했다.
'인터랙티브'라는 의미 자체로, 상호 간섭이 주는 요소들과 그 요소들의 움직임을 관람객들이 읽어내는 데 힘에 겨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2010년 인천아트플랫폼의 입주작가 특별전 '기억애'에서 오씨는 아이잭 신과 'Homage to Masters'와 'Port'를 출품했다.
두 작품은 익명성과 가상현실을 어떻게 하면 문맥적으로 풀이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 제기에서 비롯됐다.
테이블 위에는 커다란 도장과 잉크와 종이가 놓여 있고, 그 옆 설치된 조명 위에는 카메라가 매달려 있다. 그리고 전면의 스크린에는 설치된 테이블의 현실세계가 비친다. 도장에 잉크를 묻혀 종이에 찍어낸다. 이내 흑백으로 구성된 마커 모양이 종이 위에 드러난다. 마커와 가상성이 풀이되는 방법의 하나를 제시했다.
지난해 인천아트플랫폼 1기 입주작가로 창작 활동을 폈으며, 현재 작품 활동과 함께 증강현실 관련 기업 (주)지백프로의 대표로 활동중인 오씨를 만났다.
오씨는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했는데, 나름 혁신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다 보니 기술과 융합된 작품을 내놓게 됐다"며 "현실과 가상을 일치시키는 부분에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아트플랫폼에서의 작업은 내 작업의 중심에 있는 '장소 기반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입주작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창작에 대한 교류를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오씨는 가상현실과 현실의 경계선이 그어지며, 그에 대한 허구성을 사람을 통해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내년 개최할 예정인 전시회에선 사람을 중심에 둘 생각"이라며 "또한 나의 작업 공간인 '인천'을 내세우는 창작 활동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오상석(37)은 충남 태안에서 태어났으며 10세 때 부모님을 따라 인천으로 이주해 현재까지 인천을 중심으로 창작 활동을 펴고 있다. 인천대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했으며, 2010년 인천아트플랫폼에서 'The Gold'와 'The Door', 'The Window' 등 싱글채널 증강현실 비디오 작품을 전시했다. 2007년 제4회 서울국제북아트전을 시작으로 2010년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열린 CONNECTING까지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창작 활동과 함께 (주)지백프로의 대표로 일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