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면 중국에서 시작된 황사로 인해 호흡기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아진다. 평소 건강하던 사람도 황사로 인해 호흡기에 불편함을 느끼지만 기침 가래를 유발하는 질환 중 특히 기관지확장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더욱더 조심해야 한다.

기관지확장증이란 말 그대로 기관지가 본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영구적으로 늘어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런 부위는 부분적으로 혹은 폐 전체에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 정상적으로 폐의 기관지에서 분비되는 점액은 호흡할 때 들어오는 세균이나 먼지 등 자극물을 잡아 제거하는 데 중요하다. 이런 점액은 기도 점막에 존재하는 섬모의 움직임에 의해 기도 밖으로 배출되는데 이게 바로 '가래'다. 그러나 손상된 기관지에서는 분비물이 배출되지 못하고 만성적으로 축적돼 기관지 폐쇄를 유발하고 때로는 여기에 이차적인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기관지확장증은 보통 전염성이 없지만 폐결핵과 연관된 경우 전염에 주의하여야 한다.

기관지확장증 증상으로는 누런 색 또는 녹색의 냄새나는 가래를 동반한 잦은 기침, 때로는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올 수도 있으며, 반복되는 폐의 감염, 숨가쁨, 전신 쇠약감, 잦은 피로, 빈혈 등이 생길 수 있다. 기관지확장증의 원인은 작은 기관지들에 대한 수년에 걸친 손상 누적, 흡연, 반복되는 폐감염, 만성 기관지염, 알레르기, 이물 흡입, 결핵 등이 기관지 벽에 손상을 일으킨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흡연하는 경우, 영양부족이나 비만, 결핵의 가족력, 피로나 과로, 알레르기 원인에 대한 노출, 차고 습한 기후에서 더욱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이를 예방하려면 절대적으로 금연이 필요하며, 폐감염증의 치료와 함께 위험 요인을 피해야 한다. 치료 후에는 대부분 환자는 별 장애 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으나 폐조직의 파괴나 반복되는 폐렴,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 합병증을 앓을 수 있다. 기관지확장증 진단을 위해서는 단순 X-선 촬영, 고해상도 컴퓨터단층촬영, 폐기능 및 객담검사, 기관지내시경 등을 시행한다.

기관지확장증을 치료하려면 일단 흡연자는 금연하고 공기 오염이 심한 곳은 피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집안에 필터와 습도조절기능이 있는 공기청정기 설치도 도움이 된다. 소리를 지르거나 크게 웃기, 울기, 격렬한 운동,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 등 어떤 특별한 상황에서 기침이 유발된 적이 있다면 이런 상황은 피하도록 한다. 치아와 입안은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고 알레르기가 있다면 그 원인은 피하도록 한다. 박테리아 감염에 의해 기관지확장증이 생겼거나 폐렴, 급성기관지염이 있다면 치료 후에도 예방적 항생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이외에도 약물 치료로 기관지확장제, 소염제, 가래 배출을 용이하게 해 주는 거담제, 스테로이드제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독감과 폐렴 예방을 위해 미리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좋은데, 독감 예방주사는 매년 10월쯤 맞도록 하고 폐렴 예방주사는 1회 접종 이후 최소 5년은 효과가 지속되니 5년 뒤 1회 더 추가 접종한다. 평상시 신체 활동은 활동적인 것이 좋고 식생활에 있어서는 수분 섭취량을 늘려 최소한 하루 8컵 정도는 물을 마시는 게 좋은데, 분비물이 묽어져 배출하기 쉬워진다. 그리고 평소 호흡 방법을 익혀두는 것이 좋은데,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훈련하도록 한다.

▲호흡 조절법=부드럽게 천천히 그리고 깊게 호흡한다. 가능한 빨리 숨을 내쉬도록 해 점액을 기관지 밖으로 배출한다.

▲흉곽 확장 운동=숨을 들이마실 때 복부를 팽창시켜 폐 전체에 공기를 완전히 채운다.

▲강제 호기 방법=기침은 기도를 자극하는 어떤 것에 대한 강한 신체 반응, 가쁘게 숨을 쉬는 것도 기침만큼 강력하지는 않지만 대체방법이다. 횡격막과 가슴 근육을 이용해 세게 숨을 내쉰다. 횡격막은 가슴 바닥부위에 있는 큰 근육으로 호흡을 돕는다.

▲폐 배액법=이는 기도나 폐의 아래 부분부터 점액을 이동 배출시키기 위해 사용가능하다. 똑바른 자세로 앉아 코를 통해 전체 폐가 팽창되도록 천천히 공기를 들이마신다. 이때 3~4초간 호흡을 멈추고 코를 통해 최대한 빨리 숨을 내쉰다. 이런 운동을 수차례 반복한다.

처음 기관지확장증이 의심되는 경우 우선 전문의의 진찰로 정확한 진단을 받는다. 호흡기 감염이나 기관지염 증상이 있는 경우 병원을 방문해 조기에 치료받아야 한다.

도움말/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가정의학과 송상욱 교수

/이준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