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내린 비로 인천시 서구 연희동 대규모 농지가 침수 피해를 봤다.

   농지 옆에서 지하차도와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을 건설하는 공사가 진행되면서 농지와 연결된 배수관이 사라졌기 때문인데 해당 기관들은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

   5일 인천시 서구에 따르면 지난달 29~30일 내린 비로 연희동 151ㆍ152 농지 5천㎡(약 1천500평)가 침수됐다.

   농지에 심어놓은 콩, 참깨 등 농작물도 비 피해로 못 쓰게 됐다. 29~30일 이틀간 인천지역에는 100㎜에 가까운 비가 내렸다.

   침수가 발생한 것은 농지와 연결된 배수관이 하루 아침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 농지 옆으로는 대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연희지하차도와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이다.

   연희지하차도 공사를 맡은 LH는 작년 하반기쯤 농지와 연결된 주배수관이 지하차도 현장을 지난다는 이유로 관을 끊어버렸다.

   이후 LH는 기존에 나있던 다른 배수관을 개량, 임시 배수로를 만드는 작업을 했지만 쓸모는 없었다.

   임시 배수로가 주경기장 건설부지 쪽으로 나면서 주경기장 공사 업체가 흙으로 배수로를 막아버린 것이다.

   주경기장 건설 주체인 아시아경기대회지원본부는 LH 측에서 배수로 관련 협의가전혀 없었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LH는 주배수관을 끊은 직후 지원본부 측에 이 사실을 통보했기 때문에 지원본부에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반박한다.

   농지 관할 지자체인 서구는 우선 LH에 일정 부분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배수로확보와 피해 보상 등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낸 상태다.

   장마를 앞두고 기관들의 '네탓 공방' 속에서 침수 피해를 본 애꿎은 농민만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