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최근 100억여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광주문화원 신축을 위한 용역에 착수(경인일보 9월 6일자 19면 보도)하자 '선심성 예산 운용'이라는 비난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시가 그동안 예산부족을 이유로 시도 338호선(이배재길) 확장과 도심 도시계획도로 등 사회기반시설 투자에는 미온적으로 대처하면서 특정 단체를 위한 예산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에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시와 광주문화원에 따르면 시는 지난 1월 광주시 경안동 광주문화원 건물이 1987년에 지어져 시설이 낡고 비가 새는 등의 문제로 문화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105억원(국비 40억원, 도비 18억원, 시비 47억원)의 예산을 투입, 오는 2014년까지 부지 2천211㎡에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3천316㎡의 문화원 건립을 위한 타당성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 내년 3월 경기도 투·융자심사에 재심을 요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 3월 경기도 투·융자심사위원회에서 '건립에 타당성이 검증되지 않은데다 공사비가 과다하다'는 지적과 함께 신축 건물에 광주시예총과 문화예술단체 연습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특정 단체를 위한 선심성 예산 반영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특히 광주예총 입주와 관련, 시 예산을 투입해 민간단체 사무실을 만들어 주는 것을 두고 다른 단체와의 형평성 논란 등으로 예산 투입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민 김모(45)씨는 "수돗물이 안나오고, 도로가 부족해도 예산이 없다던 시가 100억원에 달하는 예산 마련에 혈안이 돼 있는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미 600억여원을 들여 스포츠문화센터를 개관했는데 또다시 문화계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려는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주차장도 협소하고 문화원내 공연장을 리모델링할 수 없다"며 "리모델링을 하려면 3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데 그 돈을 들일 바에는 신축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광주/임명수·이윤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