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이 꿈인 민석이(가명·15·경인일보 11월6일자 23면 보도)에게 경찰 '삼촌'이 생겼다. 민석이의 멘토를 맡겠다고 선뜻 나선 인천연수경찰서 정보과 노인갑 경위와 민석이가 첫 만남을 가진 것이다.
가난에 쫓기던 소년, 가난을 메치는 법 배우다
연수署 노인갑 경위 멘토 자처
직접 운동 가르치며 대화 나눠
첫 만남부터 얼굴에 미소 번져
지난달 30일 오후 5시께 인천연수경찰서 정보과 사무실. 경찰서를 찾아온 민석이를 노 경위가 환한 웃음으로 맞이했다.
"진짜 착하게 생겼네. 이제부터 삼촌이라고 불러." 처음으로 방문한 경찰서가 낯설어서인지 민석이는 고개를 숙이고 짧게 "네"라고 대답했다.
대화 주제는 자연스레 민석이가 배우고 싶어 하는 유도로 흘렀다. 유도 4단으로 유도선수까지 했던 노 경위가 "앞으로 같이 운동을 하자"고 하자 민석이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말이 나온 김에 바로 노 경위는 이날 민석이와 함께 유도 도장을 가기로 했다. 경제적 사정으로 인해 그동안 유도학원에 다니지 못했던 민석이는 이모의 지원으로 1주일 전부터 유도 학원을 다니고 있었다. 첫 달 학원비는 냈지만 다음 달 학원비 마련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신기한 인연이었다. 민석이가 다니는 송도유도체육관 이진 관장은 노 경위와 함께 선수생활을 했던 사이였다. 선후임 사이로 의경생활을 함께 하기도 했다.
"형님, 이제 인연이 됐으니 봉사활동한다고 생각하고 민석이 챙겨야 돼."
유도학원을 찾은 노 경위가 이 관장에게 부탁했다. 민석이 사연을 들은 이 관장은 흔쾌히 민석이가 무료로 다닐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노 경위는 앞으로 자주 체육관에 나와 민석이와 함께 운동을 하기로 했다.
유도 초보인 민석이는 이날 1시간 동안 낙법을 배웠다. 노 경위는 민석이가 낙법을 하는 모습을 보며 고쳐야 될 부분을 하나씩 지도했다.
어두웠던 민석이의 표정은 운동을 하는 동안 점점 밝아졌다. 함께 흘리는 땀은 서로를 가깝게 해줬다.
"지금은 어둡지만 앞으로 운동을 하면 점점 더 밝은 성격이 될 거예요. 유도는 서로 몸을 부대끼는 운동이라 금세 친해지게 되죠."(노 경위)
민석이의 운동이 끝날 때까지 기다린 노 경위는 민석이와 인근 중국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운동을 한 탓인지 경찰서에 있을 때에 비해 민석이의 표정이 훨씬 밝아졌다. 노 경위가 묻는 말에 단답형으로 대답했던 민석이가 학교생활까지 이야기할 정도였다.
"경찰이 되려면 공부도 열심히 해야 된다. 다른 과목보다도 영어를 열심히 해야 돼."
민석이는 노 경위와 앞으로 공부도 열심히 하기로 약속했다.
노 경위는 민석이가 살고 있는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산기슭의 판잣집까지 민석이를 데려다 줬다.
"앞으로 진짜 조카라 생각하고 민석이를 챙길 겁니다. 운동도 같이 하면서 민석이가 경찰이란 꿈을 향해 다가갈 수 있도록 도울 겁니다."
/홍현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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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희망날개를·6]유도선수 출신 '경찰 삼촌' 생긴 민석이
입력 2012-12-03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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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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