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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희망날개를·에필로그]많이 달라진 아이들 지면기사
민석이(가명·16)는 꿈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 연수경찰서 노인갑 경위의 응원 덕분이었다. 민석이는 아빠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는 노 경위를 '삼촌'이라고 부른다. 지금 다니는 유도학원은 민석이가 사는 판잣집에서 꽤 멀리 있다. 하지만 빠지는 법이 없다.민석이는 오는 4월 승단시험을 준비 중이다. 노 경위는 틈이 나는 대로 유도학원에 들러 아이를 응원한다. 한창 사춘기인 민석이는 엄마와 부딪칠 때가 많았다. 이유없이 자주 짜증내고 대들던 아이였다. 그랬던 민석이가 달라졌다. 유도를 시작하면서 표정이 밝아졌고, 엄마와 웃으며 대화하는 시간도 많아졌다고 한다. 김미희(가명·44)씨는 "아이가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노 경위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해 왔다.한부모(모자) 가정 시설에서 생활하는 은정이(가명·19) 가족에게도 새 희망이 생겼다. 포스코건설 임직원들의 도움으로 은정이는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게 됐다. 김주미(가명·42)씨는 세 딸과 함께 지낼 새 보금자리를 봐뒀다. 또 다음달부터 지인의 소개로 보다 좋은 조건의 새 직장에서 일하게 됐다. 서울의 한 대학에 지원한 은정이는 합격 소식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아연이(가명·15)는 마음의 상처가 큰 아이다. 아빠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서 그 충격으로 우울증을 앓기 시작했다. 학교 친구들에게 왕따를 경험하면서 우울증은 더 심해졌다. 아연이에게 음악은 유일한 친구였다. 소식을 접한 새한장학회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장학회가 운영 중인 실용음악 학원에서 마음껏 노래도 부르고 기타도 연주할 수 있게 됐다.익명의 한 후원자는 크리스마스 때 아연이에게 기타를 선물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주효영 사회복지사는 "아연이에게 예고 진학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생겼다"며 "많이 예민한 아이라 학원 선생님, 친구들과 잘 어울리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가난 때문에 젖먹이 딸아이에게 멀건 '물죽'을 먹여야 했던 이정미(가명·31)씨에게도 곧 희소식이 전해질 예정이다. 고정현헤어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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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을 후원 '접히지 않을 희망날개' 지면기사
인천 빈곤가정 아이들을 돕기 위한 '희망날개 캠페인'에 후원의 손길이 계속 이어져 왔다.특히 자신이 받은 상금을 전액 후원금으로 내놓은 인천외고의 한 여학생에 이어, 문일여고 동아리 'ESPEC' 학생들의 바자회 수익금과 인명여고 동아리 '초록우산' 학생들이 돼지 저금통으로 모은 성금 등 또래 아이들의 후원 동참이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굴포초, 남부초, 먼우금초, 당하초, 은지초, 한길초 등도 힘을 보태줬다.개인 사업자와 법인 등에서도 뜻을 함께 했다. 거륭, 고정현헤어, 대성기업사, 동우컨트롤, 대우일렉트로닉스 부평연구소, 디딤푸드, 무궁산업, 승일개발, 신용보증기금 인천영업본부, 아루시스, 아이티아이, 우리기업, 옹진농협, 이노디스, 정운산악회, 포스코건설, 플라워트리, 한국가스공사 인천기지본부, 한국가스해운, 한국지엠, 한전KPS 서인천사업처, 한전KPS 인천공항지점, 한전KPS GT정비기술센터, 화인통상 등이 있었다.얼굴 없는 기부 천사들도 많았다. 29일 현재 권혜지씨 등 무려 135명의 시민이 매달 정기 후원을 약속했다. 이름을 밝히길 원치 않은 개인 후원자들이 있어 전체 명단을 소개할 수 없었다.희망날개 캠페인은 이달로 마무리되지만, 앞으로도 얼마든지 아이들에게 희망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 개인, 기업, 단체 등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본부(032-875-7010, www.childfund-incheon.or.kr)를 통해 일시 또는 정기(매달 5천원 이상씩) 후원할 수 있다./임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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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인천본사 편집위원도 '동참' 지면기사
경인일보 인천본사 편집위원들도 사랑의 행렬에 동참했다.경인일보 인천본사 편집위원회(회장·김술호)는 29일 오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본부장·임신혁)를 방문, 성금 200만원을 전달했다.이날 성금 전달식에는 김술호 회장을 비롯 김용운 총무, 인충순 재무, 문영우 부총무, 박대영 위원 등 편집위원들과 김은환 경인일보 인천본사 사장 등 경인일보 임직원, 임신혁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장, 예태환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천후원회장 등이 참석했다.이날 편집위원들은 이날 전달한 성금과 별도로 정기후원 약정을 하기도 했다.김술호 회장은 "불우한 환경에 처해 있는 어린이들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을 보태자"고 말했다./임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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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희망날개를·에필로그]아이들이 보내온 편지 지면기사
경찰관이 꿈이라던 민석이(가명·16·경인일보 2012년 12월 3일자 23면 보도)가 '편지'를 보내왔다. 인천 연수경찰서 노인갑 경위 앞으로 보내는 편지였다. 민석이는 노 경위를 '삼촌'이라고 부른다. 유도선수 출신인 노 경위의 도움으로 유도학원을 다니며 삼촌처럼 경찰관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관련기사 3면'안녕하세요. 민석이에요. 막상 펜을 들고 쓰려고 하니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모든 사람들이 다 고마운 마음 뿐이에요…'. 민석이는 '삼촌을 통해 그렇게 하고 싶던 유도를 배우게 되었다'며 노 경위에게 평소 말로 못다한 고마운 마음을 편지로 전했다.운동을 시작한 뒤 민석이가 많이 밝아졌다고 한다. 엄마에게 이유없이 짜증만 부리던 민석이가 닫았던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편지 속에서도 그 변화를 읽을 수 있었다. 편지에서 '전 지금 행복하다'는 민석이었다. '현재 처해 있는 제 모습이 싫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고맙고 좋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습니다…'. 민석이는 '삼촌을 보면서 경찰에 꿈을 두고 열심히 유도를 배우겠다'며 커서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주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열심히 공부해 대학 진학을 앞둔 은정이(가명·19·경인일보 2012년 12월 26일자 7면 보도)도 포스코건설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썼다. 등록금 마련이 막막했던 은정이의 사연을 접한 포스코건설 임직원들은 성금과 함께 목도리 등 크리스마스 선물 꾸러미를 보내와 아이의 꿈(법조인)을 응원했었다.은정이는 편지에서 '보내주신 응원, 그리고 격려 잊지 않겠다'며 새해 인사를 했다. 둘째 미정이와 막내 유정이도 큰언니를 따라 또박또박 써내려간 편지를 보내왔다. 막내는 친구들에게 자랑까지 했던 모양이다. '목도리가 너무 예뻐서 친구들한테 자랑했더니 부럽다고 했어요. 선물주신 아저씨들 감사합니다'.인천시와 초록우산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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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희망날개를·21]온정 목마른 빈곤가정들 지면기사
#인천의 한 고등학교 3학년인 이현미(19·가명)양은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남동생 뒷바라지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품어왔던 사회복지사의 꿈도 그렇게 물거품이 됐다. 이양의 아버지는 공장에서 일하다 큰 사고를 당했다. 지체장애 3급 판정을 받은 아버지는 이제 더이상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수 없게 됐다. 경제적 어려움을 견디다 못한 엄마는 결국 가출해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일부 아동들 후원자 찾았지만도움의 손길 필요한곳 더많아#김우성(14·가명)군의 아버지는 폐암 투병중이다. 그리고 여러 합병증을 앓던 김군의 어머니도 현재 의식불명 상태로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다. 부모가 모두 병원 신세를 지면서 심각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 김군은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김군의 아버지는 그런 아들의 꿈을 지켜주지 못하는 자신의 무능함을 탓하며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필리핀 출신인 박진희(36·가명)씨는 10살도 채 안된 어린 두딸과 아들을 데리고 반지하 월세방에서 생활하고 있다. 전 남편은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다. 외도를 일삼던 남편은 지난 2009년 이혼을 강요하기까지 했다. 매달 정부 보조금으로 나오는 돈은 100만원 남짓. 특히 요즘 같은 겨울철은 월세에 난방비까지 제하고 나면 아이들 먹고 입히는 데도 빠듯한 실정이다.인천의 빈곤가정 아동들에게 '희망날개'를 달아주는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인천시는 지난해 10월 말 시청에서 '희망날개 프로젝트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선포했다. 경인일보도 이 캠페인에 힘을 보태고 있다.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에게 후원자를 찾아주는 희망 릴레이 운동은 그동안 많은 결실을 맺었다. 경인일보 지면을 통해 소개된 아동들의 딱한 사연이 전해지면서 각계각층에서 후원의 손길이 이어졌다. 경찰이 되는 것이 꿈인 아이에게는 삼촌뻘인 유도선수 출신의 현직 경찰관이 멘토를 자청하고 나섰고, 불우한 가정 형편 속에서도 열심히 공부해 당당히 대학에 합격했지만 등록금 마련이 막막했던 아이에게는 한 대기업 직원들의 정성이 모아지기도 했다.하지만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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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희망날개를·20]고정현헤어, 가난에 시름하는 이정미씨 가족에 '작은 정성' 지면기사
가난 때문에 젖먹이에게 멀건 '물죽'을 먹여야 했던 두 딸아이의 엄마 이정미(가명, 경인일보 1월 8일자 21면 보도)씨에게 후원금이 전달됐다. 인천에 7개 직영점을 둔 헤어숍 전 직원의 작은 정성이 모인 것이다.고정현헤어(대표·고정현)는 지난 15일 오후 쉐라톤 인천호텔에서 2013년 새해 시무식을 갖고, 후원금 200만원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본부(본부장·임신혁)에 전달했다. 이 후원금은 전 직원이 지난해 고객들의 앞머리를 자르고 받은 커트비 5천원을 차곡차곡 모아 마련한 것이다. 고정현헤어의 이 같은 기부 활동은 5년 전부터 시작됐다고 한다.앞서 경인일보에 소개된 이정미씨는 열악한 환경에서 두 딸을 어렵게 키우고 있다. 이혼한 전 남편은 가족을 전혀 돌보지 않았다. 분유을 살 돈이 없어 갓 태어난 첫째 딸에게는 멀건 물죽을 끓여 먹여야 했다. 이씨는 정부 지원금을 못 받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다. 직업훈련학교를 다니며 미용기술을 배우는데, 차비와 식대 등으로 나오는 31만6천800원으로 두 딸을 키우며 근근이 버텨내고 있다.고정현헤어는 미용기술을 배우며 두 딸과 함께 어렵게 생활하는 이씨에게 작은 힘이라도 되고자 후원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고정현 대표는 "지금까지 고정현헤어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기 때문이다"며 "받은 도움과 사랑을 주위에 베풀어 나가겠다"고 했다.한편, 고정현헤어는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에도 '아름다운 나눔 이웃돕기 성금' 200만원을 전달했다.후원 문의: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본부(032-875-7010), 홈페이지(www.childfund-incheon.or.kr)/임승재·홍현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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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희망날개를·19]주변 도움으로 행복찾은 아연이 지면기사
가수를 꿈꾸는 아연이(15·가명·경인일보 2012년 12월11일자 18면 보도)가 그토록 갖고 싶어 했던 기타를 선물받았다. 그리고 실용음악학원에서 마음껏 노래도 부르고 기타도 연주하며 꿈을 키워나갈 수 있게 됐다.14일 낮 12시10분께 '새한장학회'에서 운영하는 인천시 남동구의 한 레스토랑. 아영이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효영 사회복지사와 함께 안으로 들어섰다. 아영이는 양쪽 어깨에 한 시민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주었다는 기타를 메고 있었다.시민이 크리스마스 기타선물음악학원에선 무료강습 후원가수 오디션도 통과했던 전력"나중에 무대 서보고 싶어"바로 이어서 새한장학회의 홍성욱 이사장도 도착했다. 강화도에서 볼 일을 보고 막 서둘러 오는 길이라고 했다. "반가워. 이제야 만나게 되는구나." 홍 이사장이 웃으며 첫 인사를 건네자, 쑥스러운듯 얼굴까지 벌개지며 "안녕하세요"라고 간신히 대답을 했다.아연이 아빠는 지난 2006년 9월 불의의 사고로 사지마비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그 충격 때문에 밝고 명랑하던 아연이는 우울증을 앓기 시작했다.여기에 폭식증까지 와 체중이 갑자기 불어났고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또다시 놀림을 당하면서 우울증이 더 심해졌다. 수년간 남편 병수발에 매달려온 아연이 엄마도 만성신부전증에 척추분리증까지 생겨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 있다. 아연이는 가수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예선을 통과할 정도로 재능이 있다. 하지만 엄마는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아이의 꿈을 키워주지 못했다.이 사연을 전해 들은 홍 이사장이 "내가 아이의 꿈을 키워주고 싶다"고 선뜻 약속했다. 새한장학회가 운영하고 있는 실용음악학원에서 아연이가 정식으로 음악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이다.인연이었을까. 아연이가 다니는 중학교는 홍 이사장이 과거 교직을 떠나기 전 근무했던 학교다. "마음껏 배워보렴. 사람의 만남이라는 것이 우연이 될 수도, 필연이 될 수도 있는 거란다. 너도 많이 노력해서 우리 필연이 되도록 하자."(홍 이사장)홍 이사장은 레스토랑에서 아연이에게 맛있는 점심식사를 대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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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희망날개를·18]웃음 다시찾은 박현주씨 가족 지면기사
남편은 툭하면 손찌검이었다. 그놈의 돈이 '원수'였다. 필리핀 출신인 아내는 공장에 나가야 했다. 세 딸아이를 먹이고 입히려면 일을 해야 했다. 남편은 가족을 돌보지 않았다. 집에서 백수처럼 지낼 때가 많았다.남편, 손찌검·딸에 몹쓸짓아이들 데리고 결국 집나와자활근로 하며 꾸준히 저축필리핀 사는 아들과 살고파그러면서도 아내에게는 돈을 내놓으라며 행패를 부리기 일쑤였다. 그래도 남편의 폭력은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딸들에게 못된 짓을 하는 것 만큼은 용서가 안됐다. 아이들은 아빠 눈치만 살폈다. 무슨 일이냐며 어르고 달래 봐도 도무지 입을 열지 않았다. 엄마는 아이들을 지켜야 했다. 유일한 방법은 남편에게서 도망치는 것 뿐이었다.지난 11일 인천의 한 시설에서 세 딸과 함께 지내는 박현주(46·가명)씨를 만났다. 박씨는 한국말이 조금 서툴렀다. 그래도 일상적인 대화는 어렵지 않게 나눌 수 있었다. 박씨가 시설에 들어온 것은 지난해 5월이다. 그 전까지는 신발공장이 있는 건물 지하에서 살았다. 보증금 50만원에 월세 20만원짜리였다. 월세를 낼 돈도 다 떨어졌을 때 구청 도움으로 이 시설에 오게 됐다.박씨는 손등에 큰 상처가 있었다. 다니던 공장에서 사고를 당했다. 프레스 기계에 눌려 뼈 마디가 다 으스러질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여기, 100원 동전, 그만한 거, 구멍 뚫렸어요. 지금도 날씨가 추우면 아파…." 박씨는 손등을 매만지며 긴 한숨을 내뱉었다. 당시 박씨에게 나온 산재 치료비는 대부분 남편의 빚을 갚는데 썼다고 한다.결국 박씨도 그렇게 일을 그만뒀다. 막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남편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손찌검만 더 늘었다. 박씨는 다시 2007년부터 자활근로를 하며 가족의 생계를 꾸렸다.박씨는 그런 남편에게서 도망치고 싶었다. 이혼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물론 남편이 들어줄리 만무했다. 박씨는 사정하고 또 사정했다. 아이들도 커 가는데 한 푼이라도 더 정부 지원금을 받으려면 이 방법밖에 없지 않느냐고 설득했다. 그렇게 이혼을 했지만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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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희망날개를·17]프로야구 선수 꿈꾸는 고교생 멘토 SK 정상호 선수 지면기사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고등학교 야구선수 진혁이(17·가명·경인일보 2012년 11월13일자 25면 보도)에게 든든한 후원군이 생겼다.진혁이와 같은 고교 출신이며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포수 정상호 선수가 진혁이를 물심양면으로 돕고 싶다고 나섰다.같은 고교출신 후원군 자처글러브·배트·장갑 등 선물멘토역할하며 정신적 도움도진혁이는 정 선수를 만나기 위해 9일 오후 문학구장을 찾았다.실내연습장에서 정 선수가 타격 연습을 하는 동안 진혁이는 훈련장 외곽에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봤다. 진혁이는 이만수 SK 감독과 이광근 수석코치를 비롯해 기라성 같은 선배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이 감독과 이 수석코치는 진혁이에게 "열심히 해서 몇년 후 이 경기장에서 만나자"는 덕담도 건넸다. 이 코치는 진혁이의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35년 선배이기도 하다.훈련을 마친 정 선수가 환한 웃음으로 진혁이를 맞이했다. "진혁이 몸 좋다. (김)광현이 고교 1학년때 보다 키도 더 큰 것 같네. 신체조건도 그렇고 열심히 하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겠다."다소 경직됐던 진혁이의 표정도 정 선수의 격려의 말에 다소 밝아졌다.정 선수는 "우리 팀에도 진혁이와 같이 어려운 환경에서 운동한 선수들이 꽤 있다"면서 "오히려 안좋은 환경을 딛고 운동한 선수들이 나중에 잘될 수 있는 여지가 더욱 크다"고 진혁이를 다독였다. 꿈은 그 이상의 것을 꾸라고 조언했다."꿈은 높이 가질수록 그 꿈을 향해 더 열심히 다가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다치지 말고 열심히 하면 네가 꾸는 꿈에 도달할 수 있을 거야." 정 선수는 이날 진혁이에게 글러브와 배트, 장갑 등을 선물했다.정 선수는 "앞으로도 진혁이에게 용품 등 물질적 지원과 함께 멘토 역할을 하는 등 정신적으로도 돕겠다"고 했다.정 선수와 진혁이는 헤어지기 전 서로의 휴대전화번호를 교환했다. 수년 뒤 SK 와이번스에 입단한 진혁이와 정 선수가 투·포수로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 어렵지 않게 그려졌다.후원 문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본부(032-875-7010), 홈페이지(www.childfund-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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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희망날개를·16]면초가 놓인 이정미씨 가족 지면기사
갓 태어난 딸아이에게 젖 대신 멀건 '물죽'을 먹여야 했던 엄마의 심정은 오죽했을까. 남편의 술주정과 거듭된 폭력에서 지켜낸 아이. '하늘도 무심하다'는 표현이 맞을까. 엄마는 아이에게 먹일 젖이 나오지 않아 애를 태워야만 했다. 2.2㎏ 저체중으로 태어나 더 가여운 아이였다.하지만 매정한 남편은 가족을 돌볼 생각조차 안 했다. 그저 술로 허송세월만 보냈다. 분유값이라도 벌어올테니 아이를 봐달라 애원하고 또 애원해도 남편은 냉정하게 뿌리칠 뿐이었다. 엄마는 그렇게 눈물을 삼키며 아이에게 밥알을 으깬 물죽을 끓여 먹일 수밖에 없었다.가정폭력 지쳐 2년 만에 이혼식당차렸지만 보증금만 날려차가운 방바닥 집에선 입김큰아이 "사는게 힘들어요…""살기가 너무 막막했어요. 아이 분유값도 없는데, 느닷없이 치킨을 시키라는 거예요. 맥주를 마시겠다고. 그런 사람이었어요…." 두 딸아이의 엄마 이정미(30·인천시 중구·가명)씨는 긴 한숨부터 내뱉었다.이씨는 남편의 마음을 돌려보려 애썼다. 하지만 둘째 딸을 임신한 뒤에도 남편은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거듭된 폭력으로 둘째를 유산할 뻔 했다. 이씨는 결국 남편을 피해 별거를 시작했고, 결혼 2년 만에 이혼했다.지난 3일 오전 10시께 판잣집 같이 생긴 허름한 곳에서 두 딸과 지내고 있는 이씨를 만났다. 올 겨울 가장 추웠던 날이었다. 허연 입김이 나올 만큼 집안은 온통 냉골이었다. 그나마 오갈데 없는 처지에 있을 때 지인의 도움으로 간신히 구한 집이다. 이씨는 인터뷰 도중 지금 사는 곳이 노출되지 않게 해 달라고 몇 번을 부탁했다. 전 남편 때문이었다. 예전 살던 집에도 술이 취한 채 찾아와 행패를 부린 적이 있었다고 한다.이씨는 첫째 지민(6·가명)이와 둘째 정민(4·가명)이를 근처 친척 집에 잠시 맡겨두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며칠 전 중구청과 주민센터 직원들이 이씨 집을 찾아와 생계 조사를 하고 간 적이 있었다. 아이들 앞에서 전 남편의 폭력과 이혼 사실 등을 얘기했던 것이 잘못이었다. 이씨는 "지민이가 한동안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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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희망날개를·15]인명여고 학생들의 '돼지 저금통' 지면기사
"햄버거값 5천원으로 나눔의 행복을 느껴 보실래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희망날개'를 달아주기 위한 나눔 캠페인에 특별한 후원금이 전달됐다. 인천 인명여자고등학교의 한 동아리 학생들이 '돼지 저금통'을 통해 모은 성금과 함께 정기 후원을 약속한 신청서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으로 보내졌다.'초록우산' 동아리서 선행 시작… 학급마다 한마리씩 자리전교생 모금 65만원 재단에 전달·정기 후원자찾기 활동도우연의 일치일까. 이 동아리의 이름은 다름 아닌, '초록우산'이다. 올해 3학년이 되는 한은정(18) 양은 인명여고에서 한국사를 가르치는 이준기 교사의 권유로 지난 2011년 이 동아리를 만들게 됐다. 어린이재단을 통해 빈곤 가정 아동들을 후원해 오던 이 교사는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제자들에게 종종 들려주곤 했다고 한다."어린이재단에 기부하면 우리와 나이가 비슷한 또래 친구들에게 힘이 돼줄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됐다"는 한 양은 "동아리 이름도 그래서 초록우산으로 짓게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인명여고에는 각 학급마다 '돼지 저금통'이 하나씩 있다고 한다. 학생들이 간식을 사먹고 남은 거스름돈이나, 주머니 속에 잠자고 있던 동전들이 이 돼지 저금통에 차곡차곡 채워진다. 초록우산 동아리 학생들의 돼지 저금통 모금 운동이다. 이번에 어린이재단으로 전달된 성금 65만원도 바로 이렇게 인명여고 전교생들의 정성이 하나하나 모여 만들어진 것이다.동아리 학생들은 모금 운동 외에도 정기 후원자를 찾는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11월부터 한달 동안 각 학급을 돌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소개하고 희망날개 캠페인을 홍보했다. 그 결과, 학생과 교직원 등 60건(월 33만원 상당)의 정기 후원 약속이 이뤄졌다.온라인으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직접 후원을 신청한 학생들은 포함하지 않은 숫자라고 한다. 한 양은 "학교 밖에도 홍보가 돼 일부 부모님과 학원 선생님들도 정기 후원하기로 했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기뻐했다."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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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희망날개를·14]디자이너 꿈꾸는 정환이 지면기사
정환이(19·가명)는 어릴 적부터 미술에 남다른 재능이 있었다. 흔히 말하는 '미술영재'였다. 틈만 나면 도화지에 그림을 그렸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놀이였다. 정환이는 유명한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하지만 아빠는 아들의 재능을 살려주지 못했다.IMF 당시 사업을 하다 큰 빚을 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에 그 흔한 미술학원조차 보내주지 못했다. 그래도 정환이는 방황하지 않았다. 독학으로 꿈을 키워나갔다. 그 결과 인천예술고에 당당히 수석으로 입학했고, 3년 내내 전교 1등을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재수 끝에 이번 대입시험에서 꿈에 그리던 홍익대학교 디자인학부에 수시로 최종 합격했다.독학으로 홍익대학교 입학60만원 지원금 생활도 빠듯"성공해 재능기부 꼭 할것"지난 27일 오전 10시께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에 있는 정환이집을 찾아가봤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주효영 사회복지사가 취재에 동행했다. 정환이는 수줍음이 많은 아이였다. 수시 합격 축하 인사를 건네자, 얼굴이 벌개지며 쑥쓰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정환이 아빠 김우성(53·가명)씨는 홍익대 건축학과 출신이다. 아들과 대학 동문 선·후배가 된 것이다. 김씨는 한때 잘나가는 건축설계업체 사장님이었다. 하지만 건설업에 손을 대면서 수억원의 빚을 진 채로 부도가 났다. 정환이가 중학교에 갓 입학했을 때였다.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사업에 실패한 뒤 김씨에게 병마가 찾아온 것이다. 손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더니 언제부턴가 지팡이 없이는 걷기조차 힘들어졌다. 희귀질환인 척수소뇌변성증. 김씨는 지난 2003년 뇌병변장애 2급 진단을 받았다. 여기에 엄마 박영희(49·가명)씨도 일상생활이 힘들 만큼 심각한 우울증을 앓기 시작했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다가 남편의 갑작스러운 사업실패와 장애로 인한 생활고를 겪으면서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제가 지나친 욕심을 부리는 바람에…." 김씨는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며 자책했다. 현재 정환이네 가족은 매달 정부 지원금으로 나오는 약 60만원으로 생계를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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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희망날개를·13]불우 아동 돕는 따뜻한 손길 지면기사
인천 빈곤가정 아이들을 돕기 위한 희망날개 캠페인에 '식당 사장님'들도 힘을 보탰다.주인공은 연수구 옥련동에서 아내와 함께 중국음식점인 '복생원'을 운영하는 김영호씨. 그는 희망날개 캠페인 후원 안내서를 받아든 뒤 곧장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그동안 어렵게 사느라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을 생각도 못했어요.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지원하는 캠페인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바로 후원 신청을 결심하게 됐죠."떡카페·막창집등 음식점에인천어린이재단 현판 선물기부활동 홍보 '의기투합'어린이재단은 감사의 뜻에서 김씨 식당을 직접 방문해 나눔현판을 전달했다. 그는 "비록 적은 금액으로 시작하지만 점차 후원금액을 늘려가도록 노력하겠다"며 쑥스러운 표정으로 나눔현판을 들어보였다.떡카페 '동심결'(남구 주안동) 사장인 임미선씨도 후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임씨는 인천시여성복지관에서 폐백·떡·한과 관련 강좌를 열고 있다."내년 봄 학기 수강생들에게도 희망날개 캠페인에 대해 알리고 많은 시민들이 후원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할게요."(웃음)임씨는 "예전부터 아이들을 돕는 일에 관심이 있었다"며 "하지만 방법을 몰라 실천하지 못하고 있던 차에 캠페인 소식을 접하게 됐다"고 말했다.서구 석남동에서 '본가옛날막창'을 운영하는 김정규씨는 주변 식당 사장님들 덕분에 나눔의 기쁨을 알게 됐다. 남모르게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고 있는 그 모습에 잔잔한 감동을 받게 된 것이다. 그는 "가게에 찾아오는 손님들도 나눔현판을 보고 인천의 어려운 아이들을 후원할 수 있도록, (나눔현판을)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두겠다"고 웃으며 말했다.어린이재단 인천본부는 최근 후원 활동에 동참한 식당 사장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나눔현판을 선물로 전달했다. 어린이재단 인천본부 관계자는 "직접 방문해 대화를 나눠 보니 식당 사장님들의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며 "나눔현판을 통해 업체, 식당, 약국, 유치원, 학원, 병원 등에서도 더 많은 나눔 참여가 이뤄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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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희망날개를·12]미숙아 찬미를 기도하는 가족들 지면기사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좋을 것이라 믿고 있다. 하지만 막상 병실에 누워 있는 딸 찬미 생각만 하면 이규종(48)씨와 부인 아이네스(32)씨의 눈엔 어느새 눈물이 맺힌다. 5개월 전 장애를 안고 태어난 딸 찬미.찬미는 이런 아빠,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울지도 보채지도 않는다.뱃속 '유아증후군' 포기안해5개월째 산소 호흡기 의존수술후 재활치료 비용 막막팍팍한 가정 용기 잃지않아지난 20일 찬미가 입원해 있는 동국대 일산병원을 찾았다. 한창 엄마젖을 물고 있어야 할 찬미는 코에 달아 놓은 튜브를 통해 우유를 먹고 있었다. 우유가 튜브를 타고 바로 위로 넘어가는 터라 우유맛도 느끼지 못한단다. 찬미는 기관지를 절개해 달아 놓은 산소호흡기에 의존해 숨을 쉬고 있었다. 식도와 기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초점이 없는 찬미의 눈은 멍하니 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배가 고파도 기저귀를 갈아야 할 때도 찬미는 울지 않는다. 아니 울지 못한다. 이씨가 조심스럽게 찬미의 바지를 내리고 다리를 보여줬다. 태어날 때부터 'O'자 모양으로 구부러진 다리는 펴지지도 굽혀지지도 않았다. 얼마 전 수술한 발목은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아 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다.이씨는 "다리뿐 아니라 언어장애도 우려되고 앞으로 치료해야 할 부분이 더 많다"며 "얼마 전 찬미 심장이 갑자기 멎어 뇌에 산소 공급이 중단돼 머리에 큰 손상을 입었는데, 눈에 초점이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고 했다. 찬미는 앞으로 다리를 억지로 편 다음 석고로 고정시키는 작업을 계속 반복해야 한다. 찬미의 다리를 어루만지던 이씨는 조용히 울음을 터트렸다.이씨 부부는 지난 2007년 교회 목사의 소개로 만나 그해 필리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아이네스씨는 필리핀 신학대학을 다니면서 교회 전도사로 활동중이었다. 이들은 한국으로 넘어와 넉넉하진 않지만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살고 있었다. 결혼 4년 만에 그토록 바라던 첫째 아들 승찬이도 태어났다.하늘이 이들의 행복을 허락하지 않았던 걸까. 승찬이를 낳고 바로 갖게 된 둘째 찬미가 뱃속에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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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희망날개를·11]한국지엠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나눔 지면기사
국지엠 해외영업본부에서는 특별한 크리스마스 나눔 이벤트가 진행돼 왔다. 직원들은 후원금이나 후원물품을 기부하면서 '행운권'을 받았다. 매일 한 차례 추첨을 통해 당첨된 직원들에게는 피터 램펠 전무의 개인 소장품이 선물로 주어졌다. 이렇게 모인 후원금 등은 인천시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함께 하는 '희망날개 캠페인'을 통해 지역 빈곤아동 자립을 위한 지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한국근무 끝내고 가는 피터 램펠 전무후원금품 기부한 직원들 행운권 추첨개인소장품 선물로… 1천여 손길 동참이 특별한 이벤트는 한국을 떠나는 해외영업본부 피터 램펠 전무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정신은 나눔에 있다"며 "직원들에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해외영업본부는 최근 2년 동안 인천의 불우이웃들을 위한 연탄 배달 봉사활동에 참여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생겨 이 활동에 함께 하지 못했다. 피터 램펠 전무는 지역사회에 무언가를 되돌려 주고, 동시에 직원들에게도 매일 즐거움을 줄 이벤트가 없을까 고민했다. 그러던 차에 '12일간의 크리스마스'라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생각났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12개의 선물을 준다는 노래였다.그는 "제가 한국을 떠나기 전 12월의 마지막 12일 동안 직원들에게 즐거운 나눔 이벤트를 선물하고 싶었다"고 했다.직원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행운권이 1천장 이상 모인 것이다. 그만큼 크리스마스 나눔 이벤트에 참여한 직원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피터 램펠 전무에게도 적잖은 감동이었다.해외영업본부는 지난 18일 크리스마스 나눔 이벤트를 통해 모은 후원금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본부장·임신혁)에 전달했다."여러분이 희망날개 캠페인에 동참한다면, 여러분은 기적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기부의 즐거움을 알게 되면 계속해 그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도움을 받은 이웃들의 모습을 한 번 상상해 보세요."(피터 램펠 전무)후원 문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본부(032-875-7010),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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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희망날개를·10]세 자매 홀로 키우는 김주미씨 지면기사
어린 세 자매에게 아빠의 거듭된 폭력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다. 사업에 실패한 아빠는 엄마와의 말다툼 뒤에는 어김없이 아이들에게까지 폭력을 휘둘렀다.한달일해 100만원 수입병치레 불구 수술 못해내년 2월 집도 비워줘야전교 2등 입학한 은정이"어려운 사람들 돕고파"세 자매가 다니는 학교와 유치원을 찾아와 행패를 부린 날도 많았다. 엄마가 지난해 1월 아빠와 이혼할 때까지 세 자매는 그렇게 힘겨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 막내 유정이(8·가명)는 아빠에게 멱살이 잡힌 채 끌려갔던 기억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아이는 학교 미술시간에 자상한 아빠의 모습을 그린다. 일기장에도 같이 살지 않는 아빠 얘기를 한다.둘째 언니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했던 사실을 알아서일까. 유정이는 엄마에게 "아빠 없으면 아이들이 놀리잖아"라고 말했단다. 세 자매를 홀로 키우고 있는 김주미(41·가명)씨는 인천시 남구 숭의동에 있는 한부모(모자) 가정 시설에서 생활한다. 김씨는 남편과 이혼하면서 양육비를 받지 않는 조건으로 각서를 써야만 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올 때 수중에 2만원이 전부였죠." 김씨가 한숨을 내쉬었다.그가 마트에서 한 달을 꼬박 일해 받는 돈은 100만원. 하지만 그마저도 건강이 나빠 일을 못 나갈 때가 있다. 김씨는 지난 6월 의식을 잃고 쓰러져 길병원 응급실로 실려간 뒤 갑상선 다결절이란 진단을 받았다. "당장 먹고 살기도 빠듯해 수술은 꿈도 못 꾼다"고 했다.2년 전 둘째 미정이(12·가명)는 어려움에 처한 가족을 도와 달라는 글을 인천시청 홈페이지에 올렸다고 한다. 미정이가 10살 때였다. 당시 송영길 시장이 미정이의 딱한 사연을 알게 되면서 지금의 시설로 들어올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덧 2년의 자립기간이 끝나 내년 2월이면 집을 비워줘야 한다. 김씨는 새 거처를 마련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었다.아빠의 폭력에 가장 큰 마음의 상처를 입은 것은 미정이었다. 자살을 시도한 적도 있다고 한다. 점점 말수가 줄어들고 내성적으로 변해갔다. 그런 미정이가 얼마 전 엄마에게 가난을 이겨낸 체조선수 양학선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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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희망날개를·9]가수가 되고 싶은 아연이 지면기사
폭식증 때문에 며칠을 굶기기까지 했어요. 아기 아빠가 갑자기 저리 되고…." 딸 아이 얘기를 꺼내던 이현미(가명·44·인천시 남구 용현5동)씨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병상에 누워있던 남편은 안쓰러운 듯 아무 말 없이 아내를 바라보고 있었다.가정형편 기울자 폭식증세지원금 130만원 생활도 빠듯"성공해 아빠 병 고쳐줄것"하역 일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꾸려오던 김정훈(가명·47)씨는 지난 2006년 9월 불의의 사고로 사지마비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딸 아연이(가명·14)가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아빠의 갑작스러운 사고에 충격이 컸던 것일까. 늘 밝고 명랑하던 아연이에게 우울증이 찾아왔다.어느 날인가, 집에 놀러온 친구들에게 아빠의 장애로 놀림당한 뒤로는 폭식증세까지 보였다. 이 때문에 체중이 급격히 늘어났고,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또다시 왕따를 경험하면서 우울증은 더욱 악화됐다.아연이 뿐만이 아니었다. 수년간 병상에 있는 남편의 병수발을 들면서 아내도 결국 건강을 잃고 말았다. 이씨는 "일주일에 세 번씩 인천사랑병원에 가 혈액 투석을 받는다"고 했다. 고혈압을 앓아오다 만성신부전증으로 발전된 것이다.게다가 척추분리증까지 생겨 허리를 제대로 쓰지 못한다. "소원이 있다면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딱 3일만 푹 자고 싶다"는 이씨의 말에서 그동안의 마음고생과 삶의 고단함이 묻어났다.아내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김씨는 "너무 오래 살았다"고 자책했다. 또 "내가 누워있을 때 아버님도 돌아가셨다. 나 때문이다. 2일이 아버님 기일이었다"고 했다. 남편의 말에 이씨는 "왜 자꾸 그런 소리를 하냐"며 핀잔을 줬다.남편 김씨는 지금도 인하대병원 중환자실로 실려갈 만큼 병세가 갑작스럽게 악화될 때가 있다. 이씨는 "새벽에 자다가도 그런 일이 생긴다. 혼자서 피가 날 정도로 입술을 깨물며 그 고통을 참아내다가 정 안 될 때 나를 깨운다"며 남편을 애처롭게 쳐다봤다. 잠자코 있던 김씨는 "(아내가)많이 고될 테니까…"라며 말끝을 흐렸다.이씨는 정부에서 매달 나오는 약 130만원의 지원금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 남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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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희망날개를·8]또래친구 돕기 나선 학생들 지면기사
연말연시를 맞아 인천 빈곤가정 아이들을 돕기 위한 후원의 손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특히 개인적으로 후원금을 내놓은 인천외고 2학년 차성은(17)양에 이어, 인천의 한 여고 동아리 학생들이 바자회 수익금을 기탁하는 등 또래 아이들의 후원 동참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인천외고 차성은양 후원 이어문일여고 동아리 'ESPEC'발표회겸 바자회 수익금 선뜻우연한 계기로 봉사 "기쁘다"인천시와 함께 '희망날개 프로젝트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본부장·임신혁)는 4일 인천문일여자고등학교(교장·문덕진) 소속 동아리 'ESPEC' 학생 15명이 후원금을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이 동아리는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토론하는 학생들의 모임이다. 동아리 학생들은 지난달 21일 발표회를 겸한 바자회를 가졌는데, 여기서 나온 수익금을 어려운 친구들에게 써 달라며 선뜻 내놓았다.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백다은(17·2학년 2반)양은 "지난 1년 동안의 활동을 발표하는 자리인 만큼 무언가 뜻깊은 일을 해 보자고 의견을 모았다"며 "특히 어려운 이웃 중에서도 소년·소녀가장 등 우리와 비슷한 또래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백양은 평소 한부모가정에 정기적으로 후원을 하거나, 요양원을 찾아가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할아버지의 말벗이 돼 드리고 있다. 백양은 "우연한 계기로 봉사를 하게 됐다"며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바자회를 손수 준비하고 수익금을 기부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한편 한국지엠은 5일 고양 킨텍스에서 개최하는 자체 행사에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본부에 쌀 100포대와 후원금 50만원을 전달한다. 쌀은 인천에 있는 복지관과 지역아동센터 등에 전달되고, 후원금은 인천지역 빈곤 아동의 자립 지원을 위한 '희망날개 프로젝트 캠페인' 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후원 문의: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본부(032-875-7010), 홈페이지(www.childfund-incheon.or.kr)/임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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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희망날개를·7]4인가족 생계 맡은 이명순 할머니 지면기사
이명순(71·가명) 할머니는 10여년 전 생강 분쇄기에 오른손 검지를 잃었다. 할머니는 이 손으로 폐지를 가득 실은 손수레를 매일 힘겹게 끌고 있다.지체장애 1급인 아들과 초등학생인 두 손자 녀석을 혼자 부양해야 하는 할머니로서는 힘들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장애아들·두 손자 혼자부양지원금 90만원 생활비 태부족폐지값도 반토막 '설상가상'"아이들 큰 모습 꼭 보고파""날도 춥제, 얼어붙제, 눈비 때리제. 요샌 이 짓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것어."손자 둘을 학교에 보내고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하루 종일 폐지를 모아 할머니가 손에 쥐는 돈은 고작 3천~4천원. 워낙 없는 살림이어서 할머니에게는 이마저도 큰 힘이 됐었다. 하지만 이것도 요즘 들어 반 토막이 났다. 1㎏당 100원씩 쳐주던 폐지 값을 요즘 들어서는 50원 받기도 힘들어졌다.할머니의 아들 박민(43·가명)씨는 2003년 성탄절을 떠올리면 가슴이 미어진다. 이날은 박씨 자신의 결혼기념일이기도 했다.이때만 해도 정말 남부럽지 않은 가족이었지만 이날 새벽 자신이 뇌출혈로 쓰러지며 풍비박산이 났다. 두 아들을 남겨두고 아내가 박씨 곁을 떠난 것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일도 결국 모두 자신의 책임인 것 같아 죄스런 마음이다.아들의 퇴원을 1주일 남겨둔 2004년 7월 어느 날, 할머니는 사돈에게서 '딸아이가 사라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놀란 할머니는 아들의 병간호를 뒤로 하고 아들 내외가 살던 집을 황급히 찾아갔다. 집은 깨끗이 치워져 있었고 집안 한 구석에는 사돈댁 주소가 쓰인 택배 운송장만 남겨져 있었다. 며느리와는 그걸로 끝이었다.여태껏 엄마와 전화 통화 한 번 못해봤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밝게 자라준 준성(12·가명)이와 준환(11·가명)이 두 형제를 보는 할머니의 마음이 편할 리 없다.할머니는 "생전 용돈 달라는 소리 한 번 안하던 준성이가 며칠 전 용돈을 달라고 했다"며 "그런데도 '아빠 몸이 조금 더 좋아지면 너희한테 (돈을) 써줄게'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고 고개를 떨궜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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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희망날개를·6]유도선수 출신 '경찰 삼촌' 생긴 민석이 지면기사
경찰관이 꿈인 민석이(가명·15·경인일보 11월6일자 23면 보도)에게 경찰 '삼촌'이 생겼다. 민석이의 멘토를 맡겠다고 선뜻 나선 인천연수경찰서 정보과 노인갑 경위와 민석이가 첫 만남을 가진 것이다.가난에 쫓기던 소년, 가난을 메치는 법 배우다연수署 노인갑 경위 멘토 자처직접 운동 가르치며 대화 나눠첫 만남부터 얼굴에 미소 번져지난달 30일 오후 5시께 인천연수경찰서 정보과 사무실. 경찰서를 찾아온 민석이를 노 경위가 환한 웃음으로 맞이했다."진짜 착하게 생겼네. 이제부터 삼촌이라고 불러." 처음으로 방문한 경찰서가 낯설어서인지 민석이는 고개를 숙이고 짧게 "네"라고 대답했다.대화 주제는 자연스레 민석이가 배우고 싶어 하는 유도로 흘렀다. 유도 4단으로 유도선수까지 했던 노 경위가 "앞으로 같이 운동을 하자"고 하자 민석이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말이 나온 김에 바로 노 경위는 이날 민석이와 함께 유도 도장을 가기로 했다. 경제적 사정으로 인해 그동안 유도학원에 다니지 못했던 민석이는 이모의 지원으로 1주일 전부터 유도 학원을 다니고 있었다. 첫 달 학원비는 냈지만 다음 달 학원비 마련은 어려운 상황이었다.그런데 신기한 인연이었다. 민석이가 다니는 송도유도체육관 이진 관장은 노 경위와 함께 선수생활을 했던 사이였다. 선후임 사이로 의경생활을 함께 하기도 했다."형님, 이제 인연이 됐으니 봉사활동한다고 생각하고 민석이 챙겨야 돼."유도학원을 찾은 노 경위가 이 관장에게 부탁했다. 민석이 사연을 들은 이 관장은 흔쾌히 민석이가 무료로 다닐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노 경위는 앞으로 자주 체육관에 나와 민석이와 함께 운동을 하기로 했다.유도 초보인 민석이는 이날 1시간 동안 낙법을 배웠다. 노 경위는 민석이가 낙법을 하는 모습을 보며 고쳐야 될 부분을 하나씩 지도했다.어두웠던 민석이의 표정은 운동을 하는 동안 점점 밝아졌다. 함께 흘리는 땀은 서로를 가깝게 해줬다."지금은 어둡지만 앞으로 운동을 하면 점점 더 밝은 성격이 될 거예요. 유도는 서로 몸을 부대끼는 운동이라 금세 친해지게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