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석이(가명·16)는 꿈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 연수경찰서 노인갑 경위의 응원 덕분이었다. 민석이는 아빠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는 노 경위를 '삼촌'이라고 부른다. 지금 다니는 유도학원은 민석이가 사는 판잣집에서 꽤 멀리 있다. 하지만 빠지는 법이 없다.
민석이는 오는 4월 승단시험을 준비 중이다. 노 경위는 틈이 나는 대로 유도학원에 들러 아이를 응원한다. 한창 사춘기인 민석이는 엄마와 부딪칠 때가 많았다. 이유없이 자주 짜증내고 대들던 아이였다. 그랬던 민석이가 달라졌다. 유도를 시작하면서 표정이 밝아졌고, 엄마와 웃으며 대화하는 시간도 많아졌다고 한다. 김미희(가명·44)씨는 "아이가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노 경위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해 왔다.
▲ 포스코건설
한부모(모자) 가정 시설에서 생활하는 은정이(가명·19) 가족에게도 새 희망이 생겼다. 포스코건설 임직원들의 도움으로 은정이는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게 됐다. 김주미(가명·42)씨는 세 딸과 함께 지낼 새 보금자리를 봐뒀다. 또 다음달부터 지인의 소개로 보다 좋은 조건의 새 직장에서 일하게 됐다. 서울의 한 대학에 지원한 은정이는 합격 소식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 새한장학회
아연이(가명·15)는 마음의 상처가 큰 아이다. 아빠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서 그 충격으로 우울증을 앓기 시작했다. 학교 친구들에게 왕따를 경험하면서 우울증은 더 심해졌다. 아연이에게 음악은 유일한 친구였다. 소식을 접한 새한장학회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장학회가 운영 중인 실용음악 학원에서 마음껏 노래도 부르고 기타도 연주할 수 있게 됐다.
▲ 고정현헤어
익명의 한 후원자는 크리스마스 때 아연이에게 기타를 선물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주효영 사회복지사는 "아연이에게 예고 진학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생겼다"며 "많이 예민한 아이라 학원 선생님, 친구들과 잘 어울리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가난 때문에 젖먹이 딸아이에게 멀건 '물죽'을 먹여야 했던 이정미(가명·31)씨에게도 곧 희소식이 전해질 예정이다. 고정현헤어 직원들과 익명의 후원자가 딱한 사정을 듣고 성금을 보내왔다. 직업훈련학교를 다니며 미용기술을 배우고 있는 이씨는 차비와 식대 등으로 나오는 약 30만원으로 두 딸을 키우고 있다. 아이들의 밀린 유치원비 등 당장 급한 불을 끄게 됐다.
▲ 정상호 선수(오른쪽)의 나눔 실천 모습.
난소암을 이겨낸 하늘이(가명·17)에게도 후원이 연결됐다. 지역의 한 인사는 딸을 키우는 입장에서 마음이 찡했다며 지난해 말 경인일보에 후원을 약속하는 이메일을 보내왔었다. 또 SK 와이번스의 정상호 선수는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진혁이(가명·18)의 멘토가 돼 주기도 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관계자는 "성금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능기부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꿈을 응원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며 "많은 후원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