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를 꿈꾸는 아연이(15·가명)가 정식으로 음악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나선 새한장학회의 홍성욱 이사장이 14일 인천시 남동구 한 실용음악학원을 찾은 아연양을 격려를 해주고 있다. /임순석기자·

가수를 꿈꾸는 아연이(15·가명·경인일보 2012년 12월11일자 18면 보도)가 그토록 갖고 싶어 했던 기타를 선물받았다. 그리고 실용음악학원에서 마음껏 노래도 부르고 기타도 연주하며 꿈을 키워나갈 수 있게 됐다.

14일 낮 12시10분께 '새한장학회'에서 운영하는 인천시 남동구의 한 레스토랑. 아영이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효영 사회복지사와 함께 안으로 들어섰다. 아영이는 양쪽 어깨에 한 시민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주었다는 기타를 메고 있었다.

시민이 크리스마스 기타선물
음악학원에선 무료강습 후원
가수 오디션도 통과했던 전력
"나중에 무대 서보고 싶어"


바로 이어서 새한장학회의 홍성욱 이사장도 도착했다. 강화도에서 볼 일을 보고 막 서둘러 오는 길이라고 했다. "반가워. 이제야 만나게 되는구나." 홍 이사장이 웃으며 첫 인사를 건네자, 쑥스러운듯 얼굴까지 벌개지며 "안녕하세요"라고 간신히 대답을 했다.

아연이 아빠는 지난 2006년 9월 불의의 사고로 사지마비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그 충격 때문에 밝고 명랑하던 아연이는 우울증을 앓기 시작했다.

여기에 폭식증까지 와 체중이 갑자기 불어났고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또다시 놀림을 당하면서 우울증이 더 심해졌다. 수년간 남편 병수발에 매달려온 아연이 엄마도 만성신부전증에 척추분리증까지 생겨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 있다. 아연이는 가수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예선을 통과할 정도로 재능이 있다. 하지만 엄마는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아이의 꿈을 키워주지 못했다.

이 사연을 전해 들은 홍 이사장이 "내가 아이의 꿈을 키워주고 싶다"고 선뜻 약속했다. 새한장학회가 운영하고 있는 실용음악학원에서 아연이가 정식으로 음악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인연이었을까. 아연이가 다니는 중학교는 홍 이사장이 과거 교직을 떠나기 전 근무했던 학교다. "마음껏 배워보렴. 사람의 만남이라는 것이 우연이 될 수도, 필연이 될 수도 있는 거란다. 너도 많이 노력해서 우리 필연이 되도록 하자."(홍 이사장)

홍 이사장은 레스토랑에서 아연이에게 맛있는 점심식사를 대접한 뒤 아래층 실용음악학원으로 안내했다. "어! 기타가 있구나. 내가 선물하려고 했는데…." 홍 이사장의 얘기에 주효영 사회복지사는 "어느 분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셨다"고 웃으며 말했다.

아연이는 앞으로 음악 멘토가 돼줄 김영화 실용음악학원 부원장과도 인사를 나눴다. 학원 곳곳을 죽 둘러보면서 숫기없던 아연이의 표정이 금세 밝아졌다. 학생들의 콘서트 소식을 알리는 포스터를 보면서는 웃으며 "나중에 무대에 서보고 싶다"는 얘기도 했다.

홍 이사장은 "아연이가 가수의 꿈도 꿈이지만, 그보다 먼저 당당하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감을 키워주고 싶다"고 귀띔했다.

후원 문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본부(032-875-7010), 홈페이지(www.childfund-incheon.or.kr)

/임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