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누아투의 명물 '블루라군'.
문명과 동떨어진 작은섬 '정글의 법칙' 소개되기도
야수르화산 짜릿한 경험후 블루라군 밀림속으로
전통 지키며 살아가는 '원주민마을 체험' 필수코스


호주의 시드니나 브리즈번에서 비행기로 2~3시간, 뉴칼레도니아의 수도 누메아에서는 비행기로 40분 정도면 도착하는 섬나라 바누아투.

공식 명칭 바누아투공화국(Republic of Vanuatu)인 이 나라는 4개의 큰 섬과 80여개의 작은 섬들로 이뤄진 남태평양의 낙원이다.

우리나라에는 지상파 방송 '정글의법칙'을 통해 소개되면서 이름이 알려졌지만, 이전까지 바누아투는 여행 마니아들에게도 생소한 곳이다.

하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원시의 자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더 좋은 곳이기도 하다.

비행기가 바누아투의 수도 포트빌라에 도착하면 관광객들은 아담한(?) 공항에서부터 바누아투의 재미를 느끼게 된다.

우리나라 중소도시 버스정류장만한 공항은 다른 관광지의 북적거리는 공항과 전혀 다른 느낌이다. 작지만 깔끔한 공항에서는 원주민 직원들이 환한 웃음으로 관광객들을 맞는다.

공항을 나오면 익숙한 차량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국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노란색 승합차량들이다. 어떻게 이곳까지 건너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반가움에 웃음이 번진다.

▲ 바누아투의 수도 포트빌라 시내.
병만족의 우여곡절 많은 정글생활을 그린 '정글의법칙'은 우리에게 현대문명과 동떨어져 살고 있지만 원시 자연속에서 더없이 행복하게 살고있는 원주민들의 모습을 전해주었다.

실제로 바누아투는 '행복지수 1위'에 오른 적이 있을 만큼 원주민들이 자연과 어우러져 행복하게 살고 있다.

전체 면적으로 따지면 우리나라 제주도보다도 작고 인구도 24만명 정도에 불과한 작은 나라이지만, 한번 가면 돌아오고 싶지않은 이유는 아름다운 자연과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바누아투에서 짜릿한 볼거리를 찾는다면 단연 탄나(Tanna)섬의 '야수르 화산'을 꼽을 만하다. 아직도 화산 활동을 하고있는 야수르 화산은 불을 뿜어내는 화산의 위용과 위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탄나섬은 거의 모든 곳이 비포장도로이기 때문에 4륜구동을 타지 않으면 이동하기 힘들다. 4륜구동이라지만 거친 도로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기 때문에 마치 전신마사지를 받는 느낌이다.

오르락내리락 비포장도로를 2시간가량 달리다 보면 짙은 열대 우림 사이로 검은 연기를 훅훅 내뿜고 있는 야수르 화산이 보인다.

야수르 화산 초입은 온통 검은색의 모래밭과 화산이 흘러내려오면서 굳어버린 화산평야다. 자동차로 조심스럽게 분화구 바로 근처까지 다다르면, 조금만 걸어 올라가도 무시무시한 분화구 끝에 도달한다.

무서운 느낌을 좀 풀어주기 위해서일까? 분화구 앞에는 나무로 만들어진 우체통이 하나 서 있다. 실제로 우편배달이 되는 우체통임을 증명하듯, 우체통에는 '매일 비워진다(Cleared Daily)'는 설명이 붙어 있다.

계단을 총총 올라가 만나는 분화구는 무려 800년의 세월동안 쉬지않고 활동한 화산답게 범접할 수 없을 정도의 위압감이 느껴진다.

▲ 탄나섬의 '야수르 화산'.
땅 밑에서는 마치 성난 사자가 위협을 하는듯한 '으르르…'하는 진동이 느껴진다. 잿빛의 화산재들이 연기와 함께 뿜어져 나오다가 갑자기 시뻘건 용암을 분출하는 순간, 구경하는 모든 이들의 몸이 얼어버리고 입에서는 탄성만 터져 나온다.

야수르 화산이 무시무시한 자연의 위력을 보여준다면,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보물섬 '블루라군'은 시간이 멈춘듯한 정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바누아투의 섬들이 사람의 손길이 닿지않은 원시 자연과 아름다운 바다, 무성한 열대숲 등이 어우러진 자연의 천국이라고 하지만, 그 중에서도 블루라군은 바누아투의 아름다운 풍광을 가장 가까이서 만끽할 수 있는 천국중에서도 백미라 할 만하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 형성된 블루라군은 호수와 같이 맑고 깨끗하며 이름과 같이 파란 물색이 인상 깊은 곳이다.

블루라군에서는 수영을 하거나 푸른 물위를 미끄러지며 달리는 카약을 즐길 수 있다. 좀더 용감한 관광객이라면 나무에서 늘어진 덩굴이나 매어놓은 밧줄을 타고 타잔처럼 날며 블루라군의 푸른 물위로 다이빙을 하는 스릴도 만끽할 수 있다.

▲ 바누아투 전통의상 및 원주민들.
좀더 편안한 휴식을 원한다면 바누아투에서 가장 큰 섬 에스피리투산토를 찾으면 된다. 이곳에서는 눈부실만큼 아름다운 백사장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즐기거나 낚싯배를 타고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다.

에스피리투산토를 대표하는 명소로 꼽히는 로루 파크는 하이킹을 하며 원시 자연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에스피리투산토의 바닷가 방갈로들은 자연에 완전히 묻히는 것이 무서운(?) 관광객들이 좀더 깔끔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바누아투에서 또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전통적인 삶을 고수하고 지켜가며 살아가는 원주민 마을 체험이다. 특히 현지 문화를 잘 보존하고 있는 탄나섬에서는 원주민 생활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

TV에서나 보던 원주민 마을 체험은 생각보다도 훨씬 신나고 유쾌하다. 이들이 들려주는 원시의 리듬은 도시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산산이 부숴준다.

원주민 마을에 가면 바누아투 전통 음료 '카바(Cava)'를 마셔보는 것도 잊지말자. 카바는 맛이 없는 칡뿌리를 먹는 듯 하지만, 마시고 나면 몸이 나른해지고 몽롱해지는 느낌을 느낄 수 있다. 바누아투 원주민들은 피로를 풀기 위해 카바를 마신다고 한다.

/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