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논란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던 두편의 영화가 잇달아 개봉했다. 김기덕 감독의 19번째 작품 '뫼비우스'와 백승우 감독의 '천안함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뫼비우스'는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두 번의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았었다. 근친상간, 성기절단 등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 때문에 자칫 국내 개봉이 불가능할 뻔 했다. 김 감독이 스스로 문제가 된 부분을 삭제한 뒤 등급이 바뀌면서 이번엔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게 됐다. 지난 시사회에서 김 감독은 "불구 영화를 보여드려 죄송하다. 오늘 선보인 영화에는 3분 정도 흉터가 있다"며 "온전히 영화를 볼 수 없는 곳에 살고 있는 것이 우리의 자화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지난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 사건 유가족과 해군 장교 등이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개봉 전부터 논란이 있었다. 이 영화가 북한이 저지른 '폭침'이라는 일반적인 상식론은 완전배제한 채 '좌초설'과 '좌초후 제3국 잠수함의 충돌설'만 부각했기 때문이다. 백 감독은 "(북한 소행이라는)국방부의 발표는 사실 우리나라 모든 언론이 중점적으로 다뤘고, 찾아보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라며 "관심을 갖고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주목받지 못했던 것들이다. 음모론이라 불리는 것들이 뭐가 있을까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개봉 하루 전인 4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제3민사부로부터 상영금지가처분 소송이 기각됨으로써 빛을 보게 됐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영화의 제작, 상영은 원칙적으로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장된다. 영화가 내포하고 있는 넓은 주제나 배경이 되는 사회적 흐름 등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직도 영화의 개봉 여부를 법원이 판단한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영화에 대한 모든 판단은 관객의 몫으로 남겨둬야 한다. 두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벌였던 뜨거웠던 논란이 고의적인 구설수를 이용하여 인지도를 높이는 노이즈마케팅 기법인지, 아닌지도 관객이 판단할 일이다. 백 감독의 말처럼 "아무리 쓰레기 영화라도 상영을 막아서는 안된다." 논란이 된 두 영화가 쓰레기인지 아닌지는 8월에만 우리 영화를 관람한 2천만명의 똑똑한 한국 관객들이 명쾌하게 판단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영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