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의 위상이 달라진 것이다'.
한국이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유치한 것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로 다져진 한국 축구의 위상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한국은 2001년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이하 컨페드컵)을 시작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7년 U-17 월드컵에 이어 2017 U-20 월드컵까지 개최하게 돼 FIFA가 주관하는 국가 대항 4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치르는 '그랜드슬램' 국가가 됐다.
지금까지 FIFA의 4대 메이저 대회를 유치한 국가는 일본, 멕시코 2개국 밖에 없다. 아시아에선 한국이 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일본은 1979년 U-20 월드컵, 1993년 U-17 월드컵, 2001년 FIFA 컨페드컵(한·일공동개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경험한 바 있다. 멕시코는 월드컵(1970년·1986년), 1983년 U-20 월드컵, 1999년 콘페드컵, 2011년 U-17 월드컵을 각각 개최했다.
대한축구협회가 2017 U-20 월드컵 개최에 나선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발전을 이뤘지만, 유소년 축구 활성화 측면에서 아직 부족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축구협회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를 발굴하고 키워내기 위한 유소년 축구의 활성화와 저변 확대를 위해 U-20 월드컵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곧바로 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FIFA 부회장에서 물러난 이후 국제 축구 무대에서 축소된 한국의 스포츠 외교력을 다시 살린다는 취지에서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U-20 월드컵 유치에 심혈을 기울였다.
2년마다 열리는 U-20 월드컵은 축구 유망주들이 성인 무대로 진출하기에 앞서 자신의 기량을 뽐내는 무대로 전 세계 클럽 스카우트들의 관심이 뜨겁다.
FIFA가 주관하는 청소년 대회에서 가장 권위있는 대회인 만큼 지구촌 축구팬들의 시선이 대회 기간에 한국으로 쏠리고, 관광객들도 한국을 찾을 것으로 기대돼 전세계에 한국 축구 인프라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이번 대회의 또 다른 특징은 국가지원금 없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지어진 축구 전용구장을 활용하고 FIFA와 축구협회 자체 재원만으로 치르는 '저비용-고효율'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250억원이 필요한 대회 개최 비용 가운데 국비는 단 한 푼도 들지 않는다. 이 비용은 FIFA 지원금(35억원), 축구협회 자체 재원(100억원), 입장권 수익(50억원), 지자체 유치금(18억원), 마케팅 수익(30억원), 기타수익(17억원)으로 충당한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