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죽어서 국립묘지에 가지 않고 고향 땅에 묻히겠다고 밝혔다.
김 전 총리는 1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본인의 아호를 딴 '운정회(雲庭會)'창립총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이제 갈 곳은 죽는 곳 밖에 없는데 국립묘지에 가지 않고 우리 조상이 묻히고 형제들 누워 있는 고향 가서 눕겠다"면서 "회고록도 쓰지 않고 비석에 '영생의 반려자와 이곳에 함께 눕노라' 하나 쓰겠다"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
또한 "배고픈데 무슨 민주주의가 있고 자유가 있느냐. 박 전 대통령이 5·16 직후 아주 정확한 정치노선을 정립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향유하고 인간답고 여유 있게 살게 될 경지를 목표로 하되 그것을 뒷받침할 경제력을 먼저 건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전 총리는 지난 2008년 12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건강 이상설이 나돌았었지만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이후 5년 10개월 만에 국회를 방문해 건재를 과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강창희 국회의장, 김재순·박희태 전 국회의장, 이홍구·정운찬 전 국무총리, 새누리당 서청원 정몽준 이인제 의원, 심대평 전 충남지사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김 전 총리의 아호를 딴 '운정회'는 우리나라의 산업화에 기여한 공로를 기리자는 취지로 결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