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트롤러·선·헤드 3개 조립제품 내년초 출시
고장땐 해당부분만 갈아끼울 수 있어 부담↓
패션아이템화… 세련된 디자인·음질도 수준급
남과 다른 생각, 한 발 앞서는 행동력. 이 두 가지는 꼬박 1년 동안 몸으로 부딪치며 창업을 준비한 '크림망고' 한용성 대표의 힘이다.
"처음 생각한 창업 아이템은 앱이었다. 근데 앱은 언제든지 개발할 수 있고, 혼자 감당할 수 있지만 제조업은 전혀 다르겠다는 생각에 호기심이 일어났다. 물론 제조업으로 방향을 바꾸며 겪은 시행착오는 말로 다 못할 정도로 다양하고 많았다."
4월 간판을 올린 크림망고의 대표 상품은 '이어폰'이다. 물론 기존 이어폰과 조금 다르다.
한 대표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크림망고의 이어폰은 조립이 가능하다. 음악 재생, 볼륨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컨트롤러와 이어폰 선, 음악이 나오는 이어폰 헤드(하우징) 등 3가지로 분리해 생산, 판매한다.
색상은 각 부분별로 3가지 정도로 출시할 예정이다. 또 1년에 2~3개씩 새로운 이어폰 헤드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한 대표는 "소비자 스스로 원하는 이어폰을 만들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다. 가구나 카메라 등에 적용된 DIY개념을 이어폰에 적용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 같다"고 했다.
그가 내세운 제품의 장점은 이렇다. 분리가 되기에 고장이 나더라도 해당 부분만 갈아끼우면 된다. 또 컨트롤러가 필요없다면, 그 부분은 빼고 구입하면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이어폰 수명이 길어지고, 가격은 합리적이다.
한 대표는 "솔직히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아이템은 아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어폰을 패션 아이템으로 보고 접근했기 때문에 기존 제품과는 분명히 차별화를 꾀했다고 본다. 앞으로 출시할 이어폰 헤드도 디자인을 가장 우선적으로 따져 보려고 한다. 또 디자인은 대학생들과 연계 개발해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롭고 신선한 제품으로 만들어 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크림망고의 이어폰은 내년 초 출시 예정이다. 한 대표는 온라인 판매를 생각하고 있다.
그는 직접 크림망고의 쇼핑몰을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며, 이어폰 외에 의류 업체 등과 콜라보레이션해 패션 아이템을 함께 판매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이어폰 뒤를 잇는 아이템은 헤드폰이다. 헤드폰 역시 감각적인 디자인을 앞세웠고, 출시는 내년 하반기로 보고 있다. 이어폰을 만들어 본 덕분에 헤드폰 완성은 처음보다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림망고는 또 음악 관련 앱도 만들 계획이다. 음악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다룰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아이템과 진출 시장을 넓게 보고 있다.
그는 "부품 수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우리는 작은 기업이기 때문에 부품 주문량이 많지 않은 점이 발목을 잡았다. 또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음질이 떨어지면 안 되기 때문에 그 역시 고민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더 많은 전문가를 만나고 공부를 했다. 노력이 헛되지 않은 덕분에 지금은 고비를 넘겼다"고 했다.
직장인으로 창업을 준비했던 그는 창업 관련 책 출간도 준비 중이다.
한 대표는 "겁 없이 뛰어들어 깨지고 넘어지며 하나씩 배운 경우다. 주변에 창업에 관심을 둔 직장인들이 많은데 창업을 준비하던 때의 나처럼 모르는 게 너무 많다. 가끔 창업과 관련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분들이 계셨는데 개인적인 경험이 그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해 책 출간을 마음먹었다.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창업 관련 책을 콘셉트로 잡았고, 책으로 묶는 것이 어렵다면 앱북으로 내놓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박석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