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처~치유 과정 사실적으로 투영
사태 심각성 노출·공감대 이끌어내
한-일 양국간 역사 인식 차이 비교
일본이 저지른 반인륜적인 전쟁범죄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를 고발한 한국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 등 한국 영상물이 선보인다.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의 방식으로 위안부 피해자의 아픔을 솔직하게 다루고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들을 담담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만화가 정적인 측면에서 위안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면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은 동적인 측면에서, 더욱 사실적인 관점을 취하고 있는 카메라를 통해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감독의 시각에서 가감없이 노출하고 있다.
오는 30일부터 열리는 프랑스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한국만화기획전'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2편과 애니메이션 2편이 전세계에서 온 관람객들과 만나게 된다.

먼저 위안부 피해자들 문제를 다룬 작품들은 오는 2월 1일 낮 12시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앙굴렘 CIBDI내 네모극장에서 상영된다.
'소녀이야기(김준기·애니메이션, 2011, 11분)'는 일본군 위안부로 인도네시아 자바섬으로 끌려가 몇년간의 위안부 생활을 하신 정서운(1924~2004) 할머니의 생전 인터뷰 육성을 그대로 사용해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다.
일본인에게 대항한 아버지의 옥살이를 면하게 해드리기 위해 일본에 일을 하러 간다고 생각한 소녀가 위안부로서 고초를 겪게 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지난 2011년 7월 개봉된 뒤 2013년 3월께 유튜브 등에 무료 배포돼 무수한 화제를 낳은 작품이다.
여성가족부는 '소녀이야기'가 위안부 문제를 적극 알리고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냈다며 이 애니메이션을 연출한 김준기 감독을 유공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애니메이션 '끝나지 않은 이야기((주)엠라인스튜디오·애니메이션, 2013, 15분)'도 강렬한 인상으로 관람객을 만난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인터뷰와 삶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일본군에게 강제 납치당한 16살 어린 소녀 명자가 머나먼 땅 중국에서 위안부 생활을 강요받는 상황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일본 항복 이후 고향으로 돌아온 명자는 편견과 고통스러운 기억속에서 소외되고 외로운 삶을 살다 일본 정부의 거짓말에 분노, 아픈 과거를 밝히고 인권운동가로서 새로운 삶을 살게되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전시장에서 만나는 위안부 다큐멘터리
앙굴렘 극장내에 마련된 한국특별전시장에서 우리들도 잘 모르는 '위안부' 이야기 '그리고 싶은 것(권효·다큐멘터리, 2012, 92분)'이 관람객들과 만난다.
전시장 한 편에 설치된 PDP 영상시설로 상영될 '그리고 싶은 것'은 국가 성폭력과 개인의 슬픈 이야기를 집중 조명했다.
평화를 그리워하는 다큐멘터리 '그리고 싶은 것'은 '위안부' 문제를 대하는 한·일간 역사 인식의 차이를 생생하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우리들 스스로의 태도 또한 돌아보게 해주는 묵직한 다큐멘터리다.
미국에서도 개봉된 '그리고 싶은 것'은 '위안부'를 다룬 한 권의 그림책 제작을 둘러싸고 한·일 작가들의 상처와 치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다큐멘터리 '사라진 소녀들((주)엠라인스튜디오·다큐멘터리, 2013, 5분)'도 선보인다.
'일본군 위안부 기억을 넘어 평화를 품다'란 주제로 특별히 마련된 기획전시가 모티브다. 위안부 할머니의 정신적 트라우마에 대한 미술 치료 일환으로 만들어진 할머니들의 그림 전시회를 통해 문제의 심각성을 들춰낸다.
이 전시를 중심으로 할머니들의 상처를 보듬으며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일본군의 만행에 희생당한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을 재조명하고 일본의 역사 왜곡을 고발하는 단편 다큐멘터리다.
부천/전상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