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6년 당시 최고 10억원을 넘기도 했던 이 아파트는 2012년 부동산 경기침체 속에 반토막이 난 뒤 1년여동안 말 그대로 '바닥'을 벗어나지 못해 왔다.
전 집주인 이모(56)씨는 "앉은 자리에서 수억원을 날린 상황에서 헐값에 넘길까봐 걱정했는데 그나마 올 들어 1억원이라도 올라 다행"이라며 "연초부터 집값이 오르기 시작해 집을 내놓기 아까웠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 팔아야 해서 아쉬울 뿐"이라고 말했다.
집을 산 김모(55)씨는 "요즘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치고 오르는 분위기라고 해서 더 비싸지기 전에 사기로 결정했다"며 "부동산 중개사 등 주변 정보도 그렇고, 분명 손해보지는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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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처 이전 등으로 어느 지역보다 매매가 폭락의 상처가 깊었던 과천시는 요즘 최대 1억원까지 매매가가 상승했다. 지난 11일 별양동 래미안슈르 아파트(전용면적 84.96㎡)는 7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까지 6억원에서 간신히 거래됐던 것에 비하면 1년여 만에 1억원이 오른 것이다. 최근 매매가 인상 분위기에 들뜬 매도자들이 시장을 더 지켜보겠다며 매물을 서둘러 거둬가거나 가격을 조금씩 높여 부르는 흥정매매도 생겨나고 있다.
인천 서구와 계양구도 들썩이고 있다. 서구 청라국제신도시의 호반베르디움(전용면적 84.99㎡)은 지난달 3억3천1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말 2억9천만원대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불과 몇 달 새 3천만~4천만원가량 올랐다. 계양구 작전동 도두리마을 동남아파트도 지난해 1억원에서 거래되던 40.05㎡형이 올 들어 1천만원 이상 상승했다.
부동산 중개협회 관계자는 "시세차익을 보려고 투자를 하는 수요는 아직 찾기 어렵지만 실수요자들이 전세 대신 매매를 선택하는 분위기는 확연하다"며 "상승 기대감에 호가가 오르는 만큼 매매가 상승은 이어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명래·권순정·신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