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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10월 청정국 회복 하지만
상대국, 발병이력 탓 반입 꺼려
사실상 연내 정상화 어려울 듯
사상 최악의 조류 인플루엔자(AI) 사태 속에 우리나라가 'AI 청정국' 지위를 상실한지도 벌써 6개월째다.
더 이상 추가 발병이 없다면 단순 계산상으론 3개월 이후인 오는 9월말 이후 지위 회복이 가능하지만, 교역국들이 AI 발병 자체를 문제삼으며 축산물 반입을 꺼려 실제 수출재개는 훨씬 늦춰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사실상 연내 수출 재개가 물건너간 상태에서 축산농가와 관련업계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관련기사 3면
8일 세계동물보건기구(구 국제수역사무국·OIE)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월 17일 전북 고창에서 고병원성(H5N8형) AI 발병이 확인되자 다음날(18일) 긴급신고 형식(Immediate notification)의 보고서를 OIE에 제출했다.
AI청정국 지위는 고병원성으로 확인된 순간 상실되며, 이때부터 OIE의 축산물 및 동물위생규약에 의거해 오리와 닭 등의 가금류 수출이 잠정 중단된다. 8일 현재 172일째 가금류 수출이 막혀 있는 것이다.
실제 삼계탕과 훈제오리 등 극히 일부 가공품에 한정해 일본 등지로 수출이 이뤄지고 있을뿐, 올들어 지난 5월까지 국내 가금육류 수출물량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41.4%나 줄었다. 내수침체 못지않게 축산농가의 수출도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수출이 재개되려면 AI종식과 청정국 지위 회복이 순차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번 사태가 언제 끝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다.
AI긴급행동지침상 마지막 매몰처분 일(안성 중리동·6월 25일)로부터 30일이 지난 시점에 검사했을 때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아야 종식 선언을 할 수 있는데 잠복기가 길고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은 '신형(H5N8형)' 바이러스의 특성상 시기를 장담할 수 없다. 실제 지난달 말 종식될 것이라는 정부의 예측은 이미 빗나갔다.
AI청정국 지위 회복은 마지막 매몰처분 일로부터 90일 이상 지나도 추가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으면 정부가 OIE 총회의 승인 없이도 선언할 수 있다.
하지만 지위회복과 동시에 수출이 재개되는 것은 아니다. 홍콩과 일본, 베트남 등 주요 가금류 교역국에서 AI병력을 문제삼아 보통 3개월 이상은 수입을 꺼리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교역국에서 방역자료의 제공을 요구하거나 심지어 국내 가금류 농장에서 현지조사를 벌이기도 한다"며 "지위가 회복돼도 수출길이 트이기까지는 3~6개월 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김민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