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려진 이름값만으로 보면 손 후보의 한 수위 싸움으로 예견되지만, 남경필 경기지사가 5선을 역임한 여당의 텃밭이어서 쉽게 승부를 예단하기는 힘들다.
특히 팔달은 '수원벨트'로 명명된 수원 3개 선거구의 중심에 위치한 지역이라 정당들이 부여하는 상징적 무게감이 더 크다.
지난 10~11일 경인일보가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는 손학규 후보가 39.1%의 지지율로 김용남 후보(34.6%)를 오차 범위(±4.4%p) 내에서 4.5%p 앞선 것으로 조사됐지만, 적극적 투표층에서는 격차가 1.3%포인트에 불과할 만큼 접전을 벌이고 있다.
수원지검 부장검사 출신인 새누리당 김 후보는 '지역 일꾼'을 주장하며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김 후보는 무엇보다 지역인물임을 강조한다.
그는 출마의 변을 통해 "불도저를 모는 기능직 공무원 아버지와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도 채 마치지 못하셨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며 "러닝셔츠 차림으로 친구들과 함께 팔달산을 뛰어다니던 아이가 이만큼 성장해 이제 저를 키워준 고향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남 지사의 후광도 기대한다. 30대 초반이던 남 지사가 정치 인생을 시작한 곳임을 자신과 연계시켜 '지역 인물'을 만들어 주길 호소하고 있다.
팔달구에 있는 화홍초와 수원중·고를 졸업하고 법조인 출신의 전문성, 상대적으로 젊은 이미지 등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2012총선과 6월 지방선거에서의 출마 경험으로 피로도가 있다는 여론도 있다.
경기지사 출신인 손 후보는 '정치의 변화'라는 큰 틀의 의미로 이번 선거에 임하고 있다. 또 4년간 거주했던 도지사 공관이 팔달에 소재해 있어 '돌아온 팔달사람'이라는 이미지메이킹도 가능하다.
손 후보는 인지도가 높은데다 특유의 친밀성을 내세워 현장을 누비며 유권자들을 접촉하고 있다. 또 큰 정치인이 지역에 전략 공천돼, 선거에 대한 전체적인 관심도 높게 만들었다는 평이다.
손 후보는 "서민과 중산층이 고달프고 아파서 괴로워하는데 정치가 국민의 아픔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이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번 재보궐 선거가 심판의 성격이 높다는 것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팔달이 보수색이 강한 지역이지만, 손 후보가 예전 '분당을 재보선'에서 승리한 예처럼 중도 지지층을 이끄는 표 확장성도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지역을 옮겨가며 전략공천을 통해 출마, 지역밀착성이 떨어지는 점과 당초 공언과는 달리 수원벨트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부분은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수원병은 이번 재보선에서 가장 많은 후보자가 출마한 지역이기도 하다. 통합진보당 임미숙 후보, 정의당 이정미 후보, 무소속 강방원·이계종 후보도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김태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