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밤 방송된 KBS2 '다큐멘터리 3일'(이하 다큐3일)에서는 한여름 특히 바빠지는 곳, 경찰서 지구대. 그 중에서 유흥가와 서민주택가를 함께 아우르고 있어 전국에서 손꼽히는 신고다발지역인 관악경찰서 당곡지구대 3일을 카메라에 담았다.

신림5동, 보라매동, 연천동을 관할하는 관악경찰서 당곡지구대는 취객보호부터 절도, 폭행, 실종, 무전취식까지 하루 평균 130건의 신고 건수를 15-6명의 대원들이 해결하고 있다.

무더운 날씨, 끝을 모르고 올라가는 불쾌지수 속에서 여름밤 가장 많이 지구대로 들어오는 신고는 취객보호조치다.

지구대원들의 노력과 보호속에 오늘밤도 취객들은 안전한 귀갓길을 재촉한다. 심하게 술이 취하면 사람도 못 알아보는 사람들이지만 술이 깨면 언제 진상을 부렸냐는 듯, 모두 평범하고 익숙한 우리의 이웃으로 돌아온다. 

김경호(53) 경위는 "술 깨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착한 사람들이예요. 악마가 바쁘면 자기가 직접 못 오고 술을 보낸다고 하잖아요"라며 묵묵히 자기 일을 수행한다.

경찰 제복은 거칠고,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경찰관들에게 마법 같은 힘을 준다. 

폭행사건을 중재하다 취하거나 흥분한 피의자들에게 험한 말을 듣거나 때론 자식 같은 취객들에게 하대를 당하기도 하지만 제복을 입은 대원들은 평정심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이 평정심은 혈기왕성했던 신입경찰시절을 거쳐 10년이 넘는 경찰 생활 끝에 얻은 것으로 지구대원들은 그렇게 제복으로 힘을 얻는 대신 제복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것이다.

범죄 예방을 최우선으로 하는 지구대·파출소는 시시비비를 가리는 곳에서 경찰의 중재로 어느새 소통의 장이 된다. 

엇나간 학생에게 무조건적인 처벌이 아닌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려 노력하고, 목숨을 끊으려던 이들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고 새로운 삶을 응원하는 다정한 지구대원들은 오늘도 자신의 지구 안에서 순찰중이다.

현장실습을 나온 예비 경찰부터 퇴임을 앞둔 베테랑 경찰까지 치안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그들과 함께 보낸 다큐3일 72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