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주변에서 또 싱크홀이 발생했다. 최근 수도권 일대에 원인 모를 지반침하 현상이 잇달아 일어나자 해당지역 주민들은 물론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가고 있다. 최근 한달간 서울 국회앞, 강서구, 경기도 의정부, 인천 하늘도시, 송파구 잠실 등에서 도심의 지반이 주저앉는 사건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싱크홀 현상이 건물 붕괴와 같은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28일에 발생한 인천 영종 하늘도시의 싱크홀은 대규모 지진처럼 지반이 5m 깊이로 침하하고 도로가 갈라졌다. 하늘도시의 아파트와 인접한 장소여서 주민들의 우려가 높다. 인천시에서는 2012년 깊이 20m짜리 대형 싱크홀이 발생하여 지나던 오토바이 운전자 1명이 추락 사망한 사건을 비롯하여 유사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 의정부에서도 아스팔트 도로가 내려앉아 지나던 시민이 2m 아래로 추락하여 부상을 입은 사례도 있었다. 싱크홀이 연쇄적으로 다른 도시 기반시설을 손상시킬 경우 엄청난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력선과 통신선, 가스관이 지나는 지하 공동구를 훼손할 경우 연쇄폭발사고로 이어진다. 지하철이나 철로 주변의 지반 침하도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싱크홀은 원래 석회암지대에서 석회암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지하수에 녹아 없어지면서 형성된 지하동굴이 지반 침하로 이어지는 자연 현상이다. 그러나 최근 석회암지대가 아닌 도심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표아래 지하수가 빠져나가거나 지하수 유량의 변동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대형 건축물 건축의 터파기 공사로 인한 토사 유실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지만 원인이 제대로 밝혀진 적이 없다. 현재 싱크홀 현상에 대해 발생 후 외관조사에 그치는 게 대부분이며, 해당 지자체의 도로 보수로 끝내고 유야무야하는 수준이다.

정부는 빈발하고 있는 도심 지반 침하 현상에 대한 과학적 규명에 나서야 한다. 우선 최근 수년간 발생한 지반침하 사례에 대한 종합조사를 실시하고, 사례지도 작성, 지하수와 지질조사 데이터를 이용한 예방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잇따른 지반침하 사고는 더 큰 사고의 전조일 가능성이 높다. 도심 지반침하 현상은 그 성격상 주요한 국가 안전관리 차원에서 관리할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