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을 사목방문하고 처음으로 국민과 함께 봉헌하는 미사인 '성모승천대축일미사'를 15일 오전 10시 45분께 대전월드컵주경기장에서 집전됐다
교황 집전 미사에 앞서 신자들은 오전 8시 입장을 완료해 교황을 기다렸다. 오전 10시 9분께 대전월드컵 보조경기장에 도착한 교황은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와 권선택 대전광역시장의 영접을받으며 경기장 밖에서 안으로 카퍼레이드를 진행했다.
경기장 밖에 모인 수천 여명의 시민들은 태극기와 바티칸시국기를 흔들며 "교황님"을 연호했다.
교황은 퍼레이드 중 자주 차를 8번 멈춰 환영인파 속에 있는 어린이들을 안아 볼에 입을 맞추며 축복했다.
교황이 탄 차량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서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5만여명의 가톨릭 신자들이 교황을 향해 교황을 상징하는 금색 테두리가 그려진 흰색 손수건을 흔들며 "비바 파파(교황님 만세)"라고 연호하며 교황의 방문을 환영했다.
이에 교황은 관중석에서 환호하는 신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답례했다. 또 경기장을 메운 5만여명의 신자들은 환호와 함께 파도타기를 하며 교황을 환영했다. 교황은 약 20분 간 카퍼레이드를 마치고 미사 집전을 위해 제의실로 들어갔다.
교황은 미사 전 제의실 앞에서 천주교 수원교구에서 추천을 받은 세월호 희생자 가족대표와 생존 학생대표로 구성된 10명을 만나 세월호 참사에 대해 위로하고 아픔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신자는 아니지만 십자가를 지고 도보순례를 한 이호진(56, 고 이승현 군 부친), 김학일(52, 고 김웅기 군 부친) 씨도 함께 했다. 면담을 마친 후 교황은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생존학생 등 30여명을 초대해 함께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교황은 미사에서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에서 벗어나고 공동체를 와해시키는 이기주의와 분열의 근본인 무한 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울 것을 부탁했다. 또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 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들을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황은 "생명이신 하느님과 하느님의 모상을 경시하고, 모든 남성과 여성과 어린이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해야 한다"며 인간의 존엄성에 반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는 예수그리스도의 어머니이자 순종의 성녀인 마리아의 영혼과 육신이 하늘로 불러 올림을 받은 것을 기념하는 축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