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리원전 2호기 수동 정지 /YNT 뉴스 방송 캡처
25일 부산에 쏟아진 물폭탄으로 원전이 가동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오후 3시 54분께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에 있는 고리원전 2호기의 가동을 수동으로 정지했다고 밝혔다.

터빈을 돌리는 고온의 증기를 식히려고 바닷물을 끌어들이는 취수건물이 침수하는 바람에 취수 펌프가 자동으로 멈추자 서둘러 안전조처를 한 것이다. 

취수 펌프는 해수면과 비슷한 높이인 건물 지하에 설치돼 있고, 이 펌프의 침수를 막기 위한 배수펌프가 제 기능을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187㎜의 많은 비가 내린 기장군에는 특히 오후 2시 30분부터 1시간에 무려 117.5㎜의 물 폭탄이 쏟아졌다.

한수원 측은 빗물이 취수건물로 과다하게 유입됐는데 배수 펌프가 건물 밖으로 충분히 물을 퍼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 고리원전 2호기 수동 정지. 5일 오후 시간당 100㎜ 이상의 물 폭탄이 쏟아지는 바람에 침수된 부산 기장군 장안읍사무소 앞에 주차된 차량이 침수돼 있다./연합뉴스=기장군 제공

한수원 측은 유입된 빗물이 배수 펌프의 용량을 초과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고리 2호기 취수건물과 비슷한 위치에 있는 고리 1호기의 취수건물에는 침수피해가 없었기 때문에 배수 펌프가 고장으로 작동을 안 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한편, 한수원 측은 집중호우에 따른 원전 시설 침수를 막을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수원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지진해일(쓰나미)에 따른 침수를 막으려고 바다에 인접한 고리 1·2호기의 해안 방벽 2㎞를 두께 15~50㎝, 높이 7.5~9m에서 두께 1.85m, 높이 10m로 보강했다. 

또 고리 1·2호기 입구에 대형 방수문을 설치했다. 그러나 취수건물 등 개별 건물에는 빗물 등의 유입을 차단하는 물막이벽(차수벽)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