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꼼꼼하게 일처리 한다" 입소문
정도 걷는 경영으로 입지 다져
내년 방산분야 일 맡아 새도약
(주)화영테크(인천시 남동구 고잔동)는 최고 수준의 도장 및 표면처리 제품을 생산하는 경영혁신형 중소기업이다.
액체 도장을 전공한 한영석(54) 화영테크 대표는 대학 졸업 후 15년간 도장 업체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1999년 화영테크를 설립했다. 해외 글로벌 업체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은게 창업의 계기가 됐다.
한 대표는 "창업 전 업체에서 근무할 당시 스웨덴의 글로벌 통신기업인 에릭슨사가 자신들의 기준에 부합하는 국내 도장 업체를 찾고 있었는데, 우리 기술력으로 에릭슨사의 샘플링 통과를 해냈다"면서 "근무했던 전 업체는 방산(防産)쪽 일을 많이 하고 있었고, 사장님께 잘 이야기해서 퇴직 후 현재의 화영테크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창업 후 민수(民需) 분야의 일에 치중하면서 초기 업체 발굴이 어려웠지만, 한 대표와 화영테크는 빠른 시간에 정상 궤도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보여주기 식이 아닌 기술력을 앞세운 경영으로 주변에서 꼼꼼하게 일 처리를 해낸다는 입소문을 탄 것이다.
평탄한 길만 있지는 않았다. 2006년 2배 정도 넓은 부지를 찾아 현재의 위치로 공장을 옮겼다. 당시 국내 한 대기업에서 자사 물품에 대한 도장을 화영테크에 맡기기로 한 상황이었다. 그 물량에 맞춰 기존 공장 보다 넓은 시설에서 생산라인도 추가로 설치할 필요성이 있었다.
하지만, 대기업이 그 해 베트남으로 생산시설을 옮기면서 화영테크의 주된 일감은 사라졌다.
한 대표는 "당시 무리를 많이 했어요. 공장 부지는 2배 정도 확장했지만, 생산라인이 추가되는 등 기존 공장 규모에서 4배 정도 늘어났다고 보면 될 겁니다. 여기저기서 대출을 많이 받아서 시설 확충을 했는데, 일감이 없어졌으니 난감한 상황이 된거죠"라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 대표는 정도를 걷는 경영을 통해 위기를 헤쳐나갔다. 외국인 등 값싼 노동력을 활용한 단가 인하를 통해 물건을 수주하는 업체들과 달리 화영테크는 기술력을 앞세운 기본에 충실한 경영을 지속적으로 하며 국내 3~4위권 도장업체로 위상을 끌어올렸다.
화영테크의 내년 여건은 더욱 나아질 전망이다.
한 대표는 "내년부터 방산 분야 일을 하게될 예정이다"며 "방산 분야의 도장은 특수한 기술력이 담보되어야 하기 때문에 단가도 높으며, 수년간 지속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방산 비리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업체 선정 자격 요건이 그만큼 까다로워졌다. 특수공정인증시스템 인증을 받은 화영테크와 같이 기술력이 있는 기업들에게 오히려 방산의 문이 활짝 열린 것이다.
한 대표의 앞으로 계획과 바람은 가공, 표면처리, 도금, 기구조립까지 도장의 과정이 한 공간에서 원스톱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는 "한 사람이 모두를 운영하기 어렵다면 협동화단지를 조성하든지 해서 물류비용도 낮추고 스팩에 의한 공정 수행 여부도 검증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나가야 도장 업계가 발전하고 제품의 질도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