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경기도내 농가에서 창궐했던 조류인플루엔자(AI)가 추석을 앞두고 전남지역에서 발생, 비상이 걸렸다. 전남 나주와 강진의 오리농장에서 지난 14일 AI 의심 오리가 나온 데 이어 21일엔 전남 담양과 광주 북구의 전통시장 가금 판매소에서 가금류 분변 검사 결과 AI 항원이 검출된 것이다. 추석을 앞두고 귀성객 등 사람과 차량들의 이동이 왕성한 시점이어서 농가는 물론 방역당국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AI는 주로 겨울철에 발생해 왔으나 최근엔 국내에 토착해 계절에 관계없이 발생하고 있다. 전남에서 발생한 AI가 경기도나 타 지역으로 옮겨갈 경우 가금류의 살처분은 물론 전통시장의 폐쇄조치와 긴급 방역조치 외에도 이동중지 명령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동중지 명령이 발동될 경우 추석 차량과 귀성객 이동제한 등 대란도 일어날 수 있다. 방역에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밀 검사 결과 모두 전파력이 강한 고병원성 H5N8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됐다. 방역 당국은 이들 의심오리가 발견된 2개 농장의 가금류를 모두 살처분하고 확진오리가 발생한 전통시장을 폐쇄했다. 또 축산차량에 대해 이동중지 명령을 내리고 방역 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전북 고창에서 발생한 AI가 서해안을 따라 북상했고 지난 1월엔 경기도내 안성, 여주, 이천, 포천, 김포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었다. 당시 매몰 살처분된 가금류만도 1천600만마리에 이르고 있다. 이번에 발생된 AI는 전파력이 강한 데다 연중 어느 때나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기지역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남에서 발생한 AI로 관계당국은 24시간 비상방역에 나서고 있지만 어디로 확산될지 모르는 일이다. 농식품부는 ‘빅데이터 기반 AI 확산 위험도 모델’을 활용, AI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호남지역 16개 시·군, 66개 읍·면·동에 확산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AI가 확산될 경우 농가의 피해는 물론 이로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도 클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얼어붙은 내수에 찬물을 끼얹는 심각한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 경기도의 경우 방역에 조그만 빈틈만 생겨도 이로인한 농가의 피해는 예측하기 어렵다.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