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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기 안양시동안구선거방송토론委 위원·성결대 교수
나라의 중추이자 핵심 일꾼을 뽑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들은 모두 저마다 자신이 적임자라 주장하지만 그들의 정책을 낱낱이 살펴보면 지역구 국회의원 정책인지, 단체장 정책인지 헷갈린다.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은 국회의원이 국민을 위해 어떤 일을 하는 자리인지에 대한 정체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회의원은 국민보다는 당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에 충실했다. 국민들은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며 정책을 제대로 세우고 민생을 제대로 챙기는 프로다운 국회의원을 요구한다. 또한 선거와 관련된 불법 행위로 인해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사전에 막아야만 한다. 한 선거구에서 재·보궐선거가 발생하게 되면 평균 수백억원이 들어간다고 하니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해서는 올바른 선거 문화가 조성돼야만 한다. 그런 면에서 재·보궐사유가 발생하는 지역은 일종의 페널티 차원에서 다음 선거까지 공석으로 둬도 좋을 듯하다.

곧 치러질 20대 총선은 국회에서 선거구 획정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가운데 치러지게 돼 시작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다. 이는 당마다 자기 밥그릇을 챙기느라 일어난 사태다. 선거구 획정 때문에 벌어진 일련의 사태들은 말뚝에 매인 삽살개처럼 끙끙대며 한 발짝도 못 나가는 한국 정치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책무인 입법엔 인색하고 자신들의 후생 복지 관련 입법에는 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무척이나 부끄러운 일면이다. 정상적으로 입법하더라도 법안 1건을 발의해 심사 후에 가결하는 데까지 드는 비용은 평균 2억~3억원이 들어가는 현실에서 19대 국회를 보면 무척이나 입법에 인색해 평점을 매기자면 C를 받기도 어려울 정도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선진국 국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유권자들도 자신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하드웨어적인 선거 행정은 국제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한국의 선거 행정을 배우려 세계인들이 지속해서 찾아오고 있다. 그들이 한국 선거방송토론의 진지함을 부러워하던 것을 기억한다. 비록 한국은 민주주의 후발주자지만 한국의 제도를 본받으려는 국가들에 본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국민들과 정치인들은 한층 성숙한 선거판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후보들의 페어플레이 운동이 더해져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도 완벽함을 갖춰야만 하고 이를 통해서 한국의 정치문화가 변할 수 있다. 이제는 네거티브 선거전, 선심성 공약의 남발, 끼리끼리 정치하려는 소인배 정치꾼들을 정치사에서 추방하고 상생하는 정치,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정치, 미래 지향적인 정치를 살려내 정치문화까지 수출할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페어플레이 선거 문화 정착이 이뤄져 세계인들이 좋아하는 K-Pop과 어우러진 정치 축제를 최고의 여행 상품으로 다듬어보면 어떨까? 그러기 위해서는 유권자들 즉, 국민들이 정치인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 때 정치문화 축제는 탄력을 받을 것이다. 국민들이 만든 문화판에 후보자들이 춤을 추는 정치문화 축제를 생각해보라. 따스한 충고와 박수가 있는 정치문화 축제를 만들어가자. 한국의 지방선거나 총선은 봄의 축제로 만들고 대선은 겨울축제로 만들어 세계인의 민주주의 축제로 다듬어보자. 해마다 어떤 정치문화 축제의 장이 열릴지 기다려지는 성숙한 정치 문화를 만들어 보자.

/정종기 안양시동안구선거방송토론委 위원·성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