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의 자진해산 결정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파주교하농협이 9일 오전부터 모든 금융업무 중지 처분이 내려져 최악의 경우 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다.

잇따른 금융사고에 억대연봉 잔치, 여주농산 손실 등 방만한 운영으로 촉발된 조합원들의 내부 불신과 불만이 급기야 업무중지까지 이어지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설마했던 교하농협 분규가 영업중지 처분 결정이 내려지면서 비대위와 조합원은 올 것이 왔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반면 일부 고객들은 예금인출에 큰 불편을 겪었다.

영업중지 처분과 함께 최악의 경우 파산까지 초래될 교하농협은 34년간 농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다 바람앞에 등불처럼 조금씩 꺼져가는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최악의 사태를 맞은 교하농협의 영업중지 결정은 새삼스런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8월 2인조 권총강도에 털리고 급기야 지난 2월초에는 내부직원이 공모된 텔레뱅킹에 7억원이 뚫리는 금융기관 최대 불신을 초래했다.

이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내부는 여주농산과 외상거래로 3억원 손실, 미곡처리장(RPC) 과다 토지구입, 무제한 부정대출 의혹, 34억원의 직원 연봉잔치 등 방만한 경영으로 곪아왔다.

내부비리 조사를 맡은 중앙회 감사도 조합원들의 불신을 초래하자 조합원들의 최후 수단인 자진해산을 단행하는 강공을 펼쳤다.

그러나 교하농협 해산 절차에 앞서 전직원 58명중 조합장 등 간부를 제외한 51명이 가입된 노동조합이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은행 정상화를 놓고 비대위와 노조간 다각적인 협상을 벌여 왔다.

비대위는 최악의 경우 해산까지 간다는 각오속에 은행 정상화 방안 제시로 전직원 임금 삭감, 여주농산 손실금 배상, 텔레뱅킹 손실금 보상, 노조해체 등 4가지를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다.

노조는 은행 정상화에는 전 노조원이 적극 협조하나 노동조합 해체는 합법적 노조 탄압으로 밖에 볼수 없다며 반대 의사를 밝혀 결국 업무정지 사태를 맞게 됐다.

결국 방만한 내부운영과 잦은 금융 사건·사고로 야기된 교하농협 해체 사태가 뜻하지 않는 노조해체로 확산되면서 양자간 타협이 무산돼 9일 영업중지 사태를 맞은 교하농협은 파산까지 치닫고 있다.

더욱이 노조가 있는 한 교하농협 정상화는 절대 불가하다고 밝히는 비대위에 맞서 노조는 비대위를 규탄하는 집단시위를 오는 12일 농협노조 파주시지부 200여 조합원과 함께 가질 예정이어서 정면충돌사태로 번지게 됐다.

농협중앙회도 소생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조만간 실사단 파견 등 파산 방향으로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34년간 농민과 애환을 함께한 교하농협은 선출직 조합장의 방만한 운영과 끝없는 내부비리 발생에도 불구, 감시·감사 기능 소홀로 예고된 불행을 맞게 된 것이다.

조합장 선출때 마다 잡음이 불거지고 방만한 경영이 이어지면서 결국 애꿎은 조합원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는 탄식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