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철수도권기상청장2
남재철 수도권기상청장
해마다 3월 23일이면 기상청은 매우 분주해진다. 바로 '세계 기상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세계 기상의 날'은 세계기상기구(WMO)가 국제연합(UN)의 전문기구로 발족한 지 1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이 날 세계 각국의 기상청은 기상업무와 서비스의 중요성을 알리고,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WMO에서는 '세계 기상의 날'을 기념하며 매해 주제를 정하는데 올해의 주제는 '더 뜨겁고, 건조하고, 습해지는 미래기후에 대응하자(Hotter, drier, wetter. Face the Future)'이다.

기후변화는 단순히 미래의 시나리오가 아닌 지금 현재 발생하고 있는 현상이다. 기후변화는 계절의 자연적인 패턴을 방해하며 폭염, 가뭄, 호우와 같은 기상이변의 빈도수와 강도를 증가시킨다. 기후변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된다면 지구는 더 뜨겁고, 더 건조하며, 더 습해져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기상이변 발생이 더욱 증가할 것이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기상현상으로 지구 곳곳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 많은 국가에서 강렬한 폭염이 발생하고 있으며, 낮 최고와 밤 최저기온 모두 유례없는 최고값을 보고하고 있다. 또한, 세계 곳곳에서 가뭄으로 물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동시에 100년 만에 한 번 있을 법한 폭풍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극심한 가뭄으로 큰 피해가 발생했으며, 5월 평균 기온이 2000년대 이후에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다가 2015년 5월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표될 정도로 기후변화를 온몸으로 겪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심각한 인류 사회의 위협임을 깨닫고 이를 해결하고 활용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협력해야 한다. 다행히, 세계 정부는 현재 기후 변화의 과학적인 증거를 확신하고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그 결과, 더 많은 연구와 투자는 저탄소 기술, 특히 에너지 분야를 발전시키는 데에 상호협력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015년 12월, 세계 정부는 만장일치로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준비하자는 파리 협약을 채택하였다. 이 역사적인 협약으로 모든 나라가 '차별적 공동 책임'을 기초로 하여 기후 변화의 긴급한 위험에 대응하는 노력에 협력하게 되었다.

우리 기상청에서도 기상·기후 과학의 공유와 적용을 위하여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국제적으로는 WMO, IPCC 등 국제기구 활동에 적극 참여해 선진국들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상·기후과학의 발전을 도모하고,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적응 대책의 수립을 위한 지원에도 노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과학적인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생산하고 타 부처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과정의 비용을 최소화할 것이다. 또한, 기상·기후 지식이 강력한 행동으로 이어져 기후변화 위험을 경감시키고 국가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기상기후의 융합과 가치 확산으로 국민안전과 국가경제를 선도해 나갈 것이다. 많은 사람이 세계 기상의 날을 통해 기상의 발전과 기후변화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세계 기상의 날을 맞이하여 기상 분야의 발전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남재철 수도권기상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