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는 상황이 좀 다르다. 광복을 맞으면서 1948년 남녀 모두 선거권을 얻었다. 선거권 획득을 위한 투쟁의 역사가 없었다. 서구에서 오랜 기간 투쟁해 얻은 보물 같은 선거권이 우리에게는 너무도 쉽게 들어왔다. 그래서인지 선거권에 대한 마음가짐이 투쟁의 역사를 겪은 그들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주인된 권리' 또는 국가 정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소중한 권리'라는 인식이 더욱 필요하다. 광복과 함께 들어온 선거 제도는 해가 거듭할수록 진화하고 있다. 외국에서 살고 있거나 업무로 인한 해외파견 또는 여행 중에 있는 국민들이 외국에서 투표할 수 있는 '재외선거', 원양어선이나 외항여객선 등을 타고 먼 바다로 나가 있는 사람들이 선박에서 투표할 수 있는 '선상투표', 선거일에 다른 일정이 있어 투표소에 갈 수 없을 때 미리 투표할 수 있는 '사전투표' 등 유권자가 쉽게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편리한 제도들이 갖춰져 있다. 후보자의 얼굴과 경력 및 비전을 알 수 있는 선거 벽보, 후보자의 재산·병역·전과·학력 등 기본적인 정보뿐만 아니라 앞으로 하고자 하는 정책이 구체적으로 실려 있는 선거 공보, 후보자들의 선거운동 현장, 그리고 선관위 홈페이지 등을 통해 후보자 및 정당에 관한 정보들도 충분히 접할 수 있다.
남은 건 유권자의 마음가짐이다. 선거권 획득을 위한 투쟁의 역사는 없었지만 선거권 자체가 갖고 있는 가치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선거를 통해 우리 손으로 뽑은 대표자는 나라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고 이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한다. 우리가 낸 세금을 어떻게 쓸지도 결정한다. 정부가 우리의 삶을 위해 제대로 일을 하는지도 살펴본다. 실로 우리 모두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다. 우리는 이런 일들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을 오는 4월 13일 뽑아야 한다. 성심을 다해 사심없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일하는 사람을 말이다. 우리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소중한 선거권, 가치있게 활용하자.
/진용원 수원시영통구선관委 부위원장·치과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