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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分도 지나고 따스한 봄의 기운이 느껴진다. 지나가는 겨울의 寒氣를 살포시 녹여내는 봄의 溫氣 속에서 새로운 생명들이 숨을 쉬며 나온다. 따스함은 차가움을 녹여내며 생명력에 활기를 불어넣는 장본이다. 따뜻해야 날씨가 풀리고 풀려야 땅 속에서 새 생명이 나올 수 있으니 이것이 자연의 溫故知新이다. 따뜻함은 풀리는 징후이다. 孔子는 溫故知新을 하면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동결되고 박제가 된 지식으로는 남을 가르치는 스승노릇을 할 수 없고, 예전에 알던 것을 익혀서 새롭게 터득하는 것이 있어야 응용에 막힘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동결되어있는 내면의 지혜의 보고가 풀려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따뜻함이 필요하니, 따뜻함은 바로 따뜻한 마음이다. 따뜻한 마음으로 갇혀있던 과거를 녹이는 것이 溫故의 과정이다.

자식을 낳느라 몸이 풀리는 어미도 이 溫故의 과정을 겪는다. 그래서 세상에 나온 새 생명이 있음을 자각하는 것이 知新이다. 우리나라가 일제의 억압 속에 고통당할 때 뜨거운 피를 희생한 분들의 충정이 溫故이고 그 덕에 살고 있는 우리가 살고 있음을 깨닫는 것이 知新이다. 인간의 원죄든 근본 무명이든 숙업을 녹여서 자유와 진리를 맛보게 하는 것도 溫故知新이다. 이렇듯 생명을 낳는 解産이든 억압된 나라의 解放이든 자유와 진리의 解脫이든 모두 따뜻함이 필요하다. 날은 따뜻해지듯 우리들 가슴 속 寒氣도 풀렸으면 좋겠는데 解法이 잘 보이지 않는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