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지대론 구체화?
정계개편 촉매제로 '개헌론' 강조
대통령 출마 의사 직·간접 피력
비주류세력 모을 장치될지 주목
◈친손계 탈당 줄 이을지
이찬열 "함께 하겠다" 탈당 무게
임종성 "더민주 지킬것" 소문일축
이종걸 "행보 동의… 동행은 아냐"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은 20일 자신의 저서 '나의 목민심서, 강진일기'를 소개하며 '제7공화국'의 건설을 강조했다. 손 전 고문의 탈당에 따라 그간 정치권에서 제기돼 온 '제3지대론'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또 그의 탈당으로 인해 측근 인사들의 동반 탈당 가능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제3지대론' 구체화되나
= 내년 대선을 겨냥해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제3지대론은 말만 무성할 뿐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는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계 복귀를 선언한 손 전 고문에 대해 적잖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의 향후 행보에 따라 '개헌'을 발판으로 한 제3지대론의 윤곽이 실체를 띠고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손 전 고문은 이날 정계복귀 선언에서 개헌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87년 헌법 체제가 만든 제6공화국은 그 명운이 다 했고, 지금의 체제에선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더 이상 나라를 끌고 갈 수 없다"며 "이제 제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 명운이 다한 제6공화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은 저한테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등 개헌 추진을 전제로 '새판'을 짠 뒤 대통령 출마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개진했다.
개헌론은 제3지대론을 정계개편 움직임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촉매제로 꼽히고 있어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 도입 등 권력 분점이 핵심인 개헌론이 여러 비주류 세력을 모을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친손(손학규)계' 탈당 줄 이을까
= 손 전 고문의 탈당으로 친손계의 연쇄 탈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더민주 이찬열(수원갑) 의원은 사실상 탈당 쪽에 무게를 실었다. 이 의원은 손 전 고문의 기자회견 직후 "나는 손 대표에게 공천을 받아 3선까지 한 사람"이라며 "내가 여기 남아서 뭘 하겠나. 대표님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의원님은 탈당 쪽으로 마음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은 당적을 유지하면서, 곧 측근 인사들과 만나 탈당 시점 등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반면 임종성(광주을) 의원은 "과거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에도 민주당을 지키기 위해 그대로 남았다. 당을 옮기는 일은 없을 것이고, 더민주에서 지역을 위해 일할 것"이라며 탈당설을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손 전 고문을 향한 지원은 얼마든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손 전 고문은 자신의 탈당으로 인한 측근들의 탈당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 김병욱(성남분당을) 의원은 "대표님께서는 오늘 탈당을 만류하고자 모인 인사들에게 '나는 비록 오늘 당적을 정리하지만, 여러분들은 동요하지 말고 각자의 자리에서 나라를 위해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종걸(안양만안) 의원은 "그(손 전 고문)의 정치적 행보에 동의하고, 기존의 정치지형을 넘어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부분에 십분 동의하는 차원에서 들렀다"며 "같이 탈당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송수은·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