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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살해 독극물은 신경작용제 VX 가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2에서 독극물 공격을 받는 장면을 담은 CCTV 영상이 일본 TBS 방송을 통해 공개된 모습. /TBS 화면 캡처
 

김정남 독살에 사용된 독극물에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의 시신에서 신경작용제 VX 검출됐다고 24일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말레이 보건부 화학국은 부검 샘플을 분석한 결과 김정남 시신에서 신경작용제 VX가 눈과 얼굴에서 검출됐다는 잠정 결론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았다고 전했다.

VX가스는 또다른 신경 가스인 사린가스와 비교할 때 100배가 넘는 독성을 지니고 있으며, 호흡기를 통해 흡입할 경우 독성이 더욱 강력해지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VX가스에 노출될 경우 호흡곤란과 메스꺼움, 근육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며 인체 자율신경의 불수의근이 손상되면서 더 이상 호흡을 할 수 없도록 만든다.

일본에서는 1994년 오사카에서 옴진리교 신자들이 직장인 남성을 살해할 때 VX가스를 사용한 바 있다.

앞서 일본 NHK 방송도 지난 16일 한국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김정남 암살에 VX 등 독가스가 사용됐을 수 있다고 추측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앞서 현지 일간지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김정남에 독극물을 묻힌 여성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은 독극물이 '메틸 파라티온'일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살충제의 일종인 메틸 파라티온은 신경작용제나 독가스인 VX만큼이나 치명적이어서 화학무기로 분류된다.

특히 이 신문은 김정남이 사망 전에 일부 마비증세를 보인 것도 메틸 파라티온 흡입에 따른 부작용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김정남은 피습 직후 공항정보센터를 향해 큰 이상 없이 걸어갔지만, 병원 내 치료소에 들어갈 당시에는 다리를 저는 모습을 보였다.

통상 갈색 액체 형태로 유통되는 메틸 파라티온은 피부에 닿더라도, 만약 상처만 없다면 즉시 물로 씻어내면 큰 해를 끼치지 않는다.

따라서 범행 직후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은 가해자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주우기자 neoj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