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민주당 시절의 김영삼 총재와 최기선 국회의원 모습. /경인일보DB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제안 사양
관선때 추진일 민선당선 마무리

"소탈하면서 정의롭고 덕(德)을 갖춘 지도자."

28일 향년 73세로 영면한 최기선 전 인천시장을 기억하는 이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최기선 전 시장은 1945년 경기도 김포군 통진면에서 태어나 보성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재학 중 시위 전력으로 제적당하고 강제징집으로 군복무를 마친 뒤 10년 만의 졸업이었다.

최기선 전 시장이 정계에 입문한 건 1979년 신민당 김영삼 총재 공보비서로 활동하면서다. 10·26 사태로 유신체제가 끝나면서 청년 민주세력이 정치에 참여하기 시작하던 무렵이었다. 이후 '민주화추진협의회' 부대변인과 13대 국회의원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정치적 고락을 함께하던 그는 1993년 관선 인천시장에 임명됐다. 이듬해 인천 북구청 세무비리사건에 대한 도의적 책임으로 시장직에서 물러났지만, 1995년 민선 초대 인천시장으로 당선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최기선 전 시장은 자신의 회고록에 "시장직에서 물러난 뒤 김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자리를 권했지만, 인천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에 사양했다"고 썼다. 관선 시장 시절 추진하던 일들을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이었다.

1998년 재선에 성공한 그는 2002년까지 시장으로 재임하며 인천 성장의 기틀을 잡은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 전 시장을 옆에서 모셨던 박노욱 씨는 "마지막까지 인천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인천 발전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하셨다"며 "회고록에 적힌 '인천시민을 영원히 기억하고 영원히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싶다'는 글처럼 인천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셨던 분"이라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