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화하고 강력해지는 범죄, 그리고 그 범죄자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신문 사회면을 장식하는 수많은 범죄,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종류의 범죄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거론하기도 끔찍한 살인, 폭력사건은 물론 숫자 뒤에 숨어 그 잔인성을 감추고 있는 사기까지 최근 몇몇 강력사건을 목격한 우리는 범죄가 강력하게 진화한다고 한탄한다.

다만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가 범죄를 두려워 하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범죄에 대응하면서 피해를 줄이고 나아가 사회를 발전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각종 범죄를 분석하고 이에 대응하는 방법을 담은 책이, 또 범죄자를 대하는 방식이 우리 사회에 어떤 철학적 함의를 담고 있는지 보여주는 책이 나왔다.

현직 경찰관 경제논리로 분석… 사례 걸맞은 영화 몰입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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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도 경제논리에 따라 합리적 선택을 한다

='범죄 콘서트'


신간 '범죄 콘서트(유리창 펴냄)'는 범죄자도 경제논리에 따라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행동경제학의 아이디어로 각종 범죄를 분석하고 이에 맞서는 내용을 담았다.

27년간 치안 현장에서 범죄를 감시해온 현직 경찰관인 저자 우문영이 날로 진화하는 범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경제이론과 수사경험, 축적된 데이터로 분석하고 설명한다.

도시에서 발생하는 범죄, 범죄 예측, CCTV의 역설 등으로 시작해 사기와 도박, 자살, 마약상, 장기 밀매범, 폭력조직, 보이스피싱, 실종까지를 망라했다.

각 장을 시작하면서 내용에 걸맞은 범죄영화를 함께 소개해 몰입도를 높이고 현장에서 겪은 자신의 경험을 담아 생생하게 전한다. 또 다양한 통계를 활용해 우리 사회의 단면을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으며 무엇보다 실제 사건과 그 사건을 다루면서 아쉬웠던 점을 지적했다.

사기나 도박 등 일반인도 쉽게 노출될 수 있는 범죄의 특징을 묘사하면서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과 함께 대안을 제시한다.

노르웨이 청소년 77명 생명 앗아간 테러범의 변호사 갈등 풀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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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악인도 보호받아야 할까

='나는 왜 테러리스트를 변호했나?'

범죄자와 변호는 동전의 양면이다. 민주주의는 누가 봐도 악인이라고 볼수 밖에 없는 범법자에게도 관용을 베풀어 변호를 받을 수 있도록 강제하기 때문이다.

책 '나는…(그러나 펴냄)'은 지난 2011년 7월 22일 노르웨이 우퇴위아 섬에서 청소년 77명의 목숨을 빼앗은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를 변호한 예이르 리페스타드가 자신의 변호 과정을 통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가치가 어디서 나오는지 보여준다.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했던 테러리스트를 민주주의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변호해야 하는 위치에서 겪은 갈등이 담겼다. 내적 갈등을 정리하고 민주주의 사회 구성원이 공유해야 할 가치와 원칙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냈다.

당시 변론 과정을 보도한 기자는 "변호사 리페스타드와 그의 팀은 노르웨이 사회가 법치국가로 남도록 지켜준다. 브레이비크가 파괴하려고 한 그 체계를"이라는 말로 저자를 지지, 이 사건이 노르웨이 사회에 어떤 교훈을 남겼는지 보여준다.

피의자를 변호하던 변호인단이 대중의 뭇매를 견디지 못해 사임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는, 또 다문화사회로 진입하면서 수많은 갈등이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상태로 남아있는 우리 사회에 화두를 던진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