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개 학교 2020년까지 공사 계획
일부서 일손부족 이유로 업무 전가
건축지식 없는 직원들 어려움 호소

경기도내 초·중·고등학교 체육관 건립 사업(11월 27일자 4면 보도) 때문에 일선 학교 행정실 직원들이 혼란에 빠졌다.

건축 관련 지식이 사실상 전무한 학교 행정실 직원들이 체육관 건립 설계 업무를 맡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경기도, 경기도의회, 경기도교육청, 경기도 시장·군수협의회, 시·군의회의장협의회 등 5개 기관은 지난달 26일 '학교실내체육관 건립사업 추진 성과 보고대회'를 열고 3천400억원을 투입해 도내 136개 학교에 체육관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학교별로 보면 초등학교가 91개, 중학교 36개, 고등학교 8개, 특수학교 1개이다.

지역별로는 수원 11개, 성남·용인·안산 10개, 고양 9개, 의정부·파주·부천 7개, 남양주 6개, 시흥·화성·광명·안양·평택 4개 등이다.

도교육청은 2019년 3월까지 설계를 마치고 2020년 신학기 전까지 체육관 건립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총괄은 도교육청이 맡으며, 전반적인 공사 업무는 각 지역교육지원청이 진행한다.

그러나 일부 교육지원청은 일손 부족 등을 이유로 설계 업무를 일선 학교에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 교육지원청과는 달리 일선 학교에는 건축 등 기술직 공무원이 없는 탓에 사실상 행정실이 설계 업무를 맡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선 학교 행정실 직원들은 설계 업무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 시설특정감사 당시 학교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공사 과정에서 각종 문제점이 드러난 적이 있어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용인지역의 한 학교 행정실 직원은 "최근 교육지원청에서 체육관 건립에 대한 설계 업무를 맡아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며 "행정실 직원들은 건축 관련 지식이 일반인 수준인데, 설계 업무를 맡긴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도교육청은 몇 개 학교가 설계 업무를 맡아야 하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체육관 건립 대상이 많은 지역교육지원청의 경우 일손이 부족해 학교에 설계 업무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설계 업무를 해야 하는 학교가 몇 곳인지는 예산 배정이 마무리돼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기자 lj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