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율 비례 의석수' 원칙 재확인
野 대표들 만나 전향적 결단 설득


여야 5당이 지난 15일 선거제 개혁 방안에 전격 합의하기까지 문재인 대통령과 문희상 국회의장의 면담에 이은 막후 정치가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 의장은 전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던 바른미래당 손학규·정의당 이정미 대표의 단식이 9일째 접어들며 장기화 됨에 따라 청와대에 '문 대통령과의 면담' 가능 여부를 긴급 타진했다.

문 의장은 지난 14일 오후 5시 30분께부터 약 40분간 청와대를 방문해 직접 문 대통령에게 갈등 해결의 물꼬를 터 줄 것을 요청하며 설득에 나섰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선거제 개혁과 관련해 "다른 생각은 없다. 똑같이 동의한다. 선거제도는 개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득표율에 비례하는 의석수 방식이 원칙에 훨씬 더 맞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당대표와 대선후보 시절, 나아가 그 이후에도 이 같은 선거제도 개혁을 주장했다고 거듭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평소 선거제도 개혁 의지를 재확인 한 문 의장은 야당 대표들과 만났다. 문 의장은 국회 인근에서 열린 한일·일한의원연맹 만찬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만나 손학규·이정미 대표의 단식을 끝내기 위한 전향적 결단을 설득했다고 한다.

이어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 농성 중인 손학규·이정미 대표를 만나 문 대통령과의 면담, 나 원내대표의 회동 사실을 알렸다. 이 과정에서 문 의장은 야 3당과의 소통창구인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와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았다는 후문이다.

전날 저녁 선거제 개혁의 공감대를 확인한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은 다음날인 이날 오전 합의문 문구를 최종 조율했고,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연기한 끝에 선거제도 개혁 합의문을 발표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그동안 비례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의 선거제도 개편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지난해 대선에서는 공약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을 내걸었고, 지난 3월 발의한 개헌안에 '국회의 의석은 투표자의 의사에 비례해 배분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전상천기자 juns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