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탄리서 5.6㎞ 연결에 60년 세월
공사 중단후 흙담 무릎까지 쌓여
남북정상 합의에도 여전히 제외
"희생된 북부 주민 기대 저버려"
북미 간 2월 하노이 선언 무산으로 남북관계 고착국면이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27일 오후 경기북부 발전의 중대한 견인차 역할을 담당할 서울 용산과 원산을 잇는 경원선 백마고지역.
'마지막 역'이란 승무원의 방송을 뒤로 한 채 내린 백마고지역에서 바라본 북녘 하늘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한반도의 운명처럼, 미세먼지로 바로 앞사람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회색빛이었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란 표지판 너머 철원 월정리역까지 연결돼야 할 철도는 남북의 허리가 절단 난 듯 끊어진 채 방치돼 있었다.
한국전쟁 이후 단절됐던 경원선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12년 11월 신탄리부터 철원 백마구간이 복원됐다. 불과 5.6㎞ 떨어진 신탄리를 지나 백마고지까지 올라가는데 무려 60여년의 세월이 걸렸다.
이어 박근혜 정부가 지난 2015년 8월 백마고지역~월정리역 9.3㎞의 경원선 복원구간에 대한 예산을 전액 확보, 착공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5월 북핵 실험 강행으로 백마고지역~월정리역 구간 복원공사는 10개월 만에 전면 중단됐다. 현재 무릎까지 쌓아 올린 흙담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지난해 4월 판문점과 9월 평양 선언에도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복원 및 도로연결에 대한 합의는 이뤄졌으나 경원선만 누락됐다. 연천 등 경기북부 주민들에게는 날벼락이었다. 그 실망감과 걱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날 백마고지역에 동행한 연천 출신 유상호 경기도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확연하게 개선되고 있는 만큼 접경지역 개발에 필요한 여객과 화물 수송이 활발해질 날을 대비해 서울~원산을 잇는 경원선 복원은 반드시 선행돼야 할 평화기반사업"이라며 "그러나 우리 정부와 경기도는 안보를 위해 희생해온 북부주민들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토로했다.
유 의원은 이어 "경기북부 한복판을 관통하는 경원선은 수도권과 북한 금강산 및 원산관광특구를 SRT를 이용, 최단거리로 연결 가능하다"며 "미래 통일 한국의 중심부를 관통해 중국과 유럽을 잇는, 이른바 철의 실크로드 완성에 대비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조속한 복원을 촉구했다.
앞서 경기도의회 81명 의원은 지난 8일 "경원선 남측 구간만이라도 조속히 복원 사업을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경원선 복원 계획의 조속한 마련 및 사업 추진 촉구 결의안'을 공동발의했다.
/전상천기자 juns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