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카락 굵기 20~30배 작은 크기
호흡기는 물론 눈·피부 건강 악화
폐 통해 침투·심혈관 질환 유발도
개인 청결·충분한 수분 섭취 필수
뺨에 닿는 공기가 최근 급격히 차가워지면서 '가을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이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가을 미세먼지는 질산염, 금속화합물 등 유해성분이 봄철 미세먼지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각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호흡기나 피부염증부터 폐렴, 만성폐쇄성폐질환, 허혈성 심장질환 등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미세먼지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생활 속 건강관리가 필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머리카락 굵기보다 20~30배 작은 미세먼지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곳은 호흡기관이다. 미세먼지에 붙어 있는 이물질은 코점막을 자극하는데, 이로 인해 코막힘이 심해지고 콧물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미세먼지가 기관지를 따라 폐까지 도달하게 되면 기관지염이나 폐기종, 천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세먼지는 눈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미세먼지에 의한 안과 질환은 대개 안구 표면, 즉 각막과 결막에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황형빈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눈에 이물감이나 자극감 등이 느껴지면 손으로 닦아내기보다 세수를 해서 씻어 내거나 인공눈물을 사용해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며 "집 안에서도 눈이 따갑고 충혈되는 증상이 지속된다면, 가까운 안과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편이 좋다"고 했다.
미세먼지는 폐로 직접 들어가 혈관으로 침투해 온몸으로 퍼질 수 있다.
혈관 내 미세먼지가 콜레스테롤과 뭉치면 혈관이 막히게 되고,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같은 각종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동맥경화성 질환 역시 미세먼지에 의해 나타날 수 있는 질환 중 하나다.
따라서 심근경색증 질환자, 고혈압·당뇨병 환자, 심부전 환자와 고령자, 영유아 등은 미세먼지가 있을 경우,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미세먼지 주의보나 경보 발령 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는 호흡기로 들어오는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
'KF(Korea Filter)80' 보건용 마스크의 경우, 평균 0.6㎛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걸러낼 수 있다. KF94와 KF99는 이보다 작은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94%, 99% 이상 각각 걸러낼 수 있다.
단, 숫자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마스크 착용으로 호흡 시 저항이 증가하고 흡입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해 호흡곤란 증상이 악화할 수 있는 만큼, 자신에게 맞는 마스크 선택이 필요하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8잔 이상의 충분한 물을 섭취하고, 폐에 좋은 도라지차나 오미자차, 생강차, 레몬그라스차, 배즙 등도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