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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기능 캡슐내시경의 모습 /연합뉴스=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제공

유선 내시경처럼 여러 기능을 하는 다기능 캡슐내시경을 개발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4일 광주시 북구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에 따르면 이러한 '다기능 캡슐내시경' 연구는 상당 수준에 이르렀다.

연구원이 공개한 캡슐내시경 세 가지는 지름 11㎜, 길이 25㎜ 정도의 원통형으로 실제 영양제 캡슐만 한 크기다. 형태는 비슷하지만 기능에는 차이가 있다. 가운데에 폭 6㎜, 길이 12㎜의 회전형 칼날이 달린 캡슐내시경은 소화기관 조직을 채취하는 '생검'을 위해 개발된 것이다. 1~2세대 캡슐내시경으로는 병변 의심 부위를 발견하더라도 해당 조직을 채취하려면 유선 내시경을 넣어야 하는데, 생검용 캡슐내시경을 쓰면 영상진단과 조직채취를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다.

소화기관 병변에 약물을 전달하는 캡슐내시경도 있다. 캡슐 속에 약물을 넣을 수 있는 공간과 약물을 밖으로 내도록 압력을 가하는 장치가 들어있다.

캡슐을 기울이면 한쪽에서 작은 바늘이 나오는 내시경도 있다. 이는 시술할 때 병변을 쉽게 찾도록 해당 부위에 마킹(표시)을 할 때 쓴다. 바늘은 소화기관 점막 아래층에 꽂히고, 바늘을 통해 의료용 잉크가 흘러나온다.

캡슐내시경 3종은 모두 외부의 전자기장으로 구동이 조절된다. 연구진은 동물실험으로 내시경이 모두 제 기능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김창세 연구부장(전남대 기계공학부 교수)은 "알약 크기 캡슐내시경 내부에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마이크로 구동 메커니즘을 개발했고, 내시경 크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원은 배터리 대신 외부 전자기장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 캡슐내시경을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채취할 조직을 고정하고 이 조직을 제대로 회수해야 하는 등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가 남아 있다. 연구진은 이 분야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제품 출시'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 관련 연구 개발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편지수기자 pyunj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