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덕 탄생 120주년 기념특별전 '노마와떠나는동화여행'
2007 인천문화재단 선정 인천문화예술대표인물조명사업 현덕 특별전 '노마와 떠나는 동화여행'. /인천문화재단 제공

韓 최초 미학자 고유섭 기리는 '우현상' 올해 32회째
예술상 이어 한국미술사학회 '학술상' 발전적 계승
공적기간 2년… 엄정한 심사로 '지역 가장 큰 권위'
추사 이래 최고 서예가 유희강등 전시·공연도 계속
2006~2012년 문화계 원로 구술 채록 기록보존 작업

2019112101001444600069192





(재)인천문화재단은 지난 19일 오후 인천아트플랫폼 A동 이음마당에서 2019 우현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학술상과 예술상으로 구성된 우현상(又玄賞)은 인천이 낳은 한국 최초의 미학자이자 미술사학자인 우현 고유섭(1905~1944)의 학문적 업적을 기리고, 그의 정신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기 위해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 수상자는 제32회 우현학술상에 '능호관 이인상 서화평석 1, 2'의 박희병 교수(서울대 국문학과), 제13회 우현예술상에 소설 '경애의 마음'의 김금희 작가였다.

우현상위원회 위원들을 비롯해 인천 지역 각계 인사 및 문화예술 관계자들의 축하 속에 진행된 시상식에선 수상자들에게 각각 상장과 상패, 부상으로 1천만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2008 인천문화재단 선정 인천문화예술대표인물 송암 박두성
2008 인천문화재단 선정 인천문화예술대표인물조명사업 송암 박두성 탄생 120주년 기념전 '손끝으로 보는 세상' 개막식. /인천문화재단 제공

이어서 박희병 교수는 '능호관 이인상 연구의 나날들'을 주제로 수상 기념 강연을 했으며, 김금희 작가는 자신의 소설 '경애의 마음' 중 일부를 낭독했다.

 

인천을 중심으로 활발한 공연 활동을 펴고 있는 '인천 콘서트 챔버'의 연주회도 열렸다.

박희병 교수는 서울대 대학원 국문학과 석·박사과정을 졸업했다. 

 

경성대 한문학과 교수, 성균관대 한문교육과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한국고전인물전연구', '한국전기소설의 미학', '한국의 생태사상', '운화와 근대: 최한기 사상에 대한 음미', '연암을 읽는다', '21세기 한국학, 어떻게 할 것인가'(공저), '유교와 한국문학의 장르', '저항과 아만', '연암과 선귤당의 대화', '나는 골목길 부처다-이언진 평전', '범애와 평등: 홍대용의 사회사상', '과학 질주 시대, 학문과 인간이 던지는 질문'(공저), '한국고전소설연구의 방법적 지평' 등이 있다.

YCH_9331
지난 19일 오후 인천아트플랫폼 A동 이음마당에서 2019 우현상 시상식에서 학술상을 수상한 박희병 교수(왼쪽)가 김학준 우현상위원회 위원장과 기념 촬영을 했다. /인천문화재단 제공

부산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성장한 김금희 작가는 인하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너의 도큐먼트'가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 '너무 한낮의 연애',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 중편소설 '나의 사랑, 매기', 짧은 소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가 있다. 

 

2015년과 2017년 젊은 작가상, 2016년 젊은 작가상 대상, 신동엽문학상, 현대문학상을 받았다.

2004년 12월 설립 이후 인천의 문화적 정체성을 재창안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온 인천문화재단은 우현 고유섭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2005년 우현예술상을 만들었다. 

 

더해서 (사)한국미술사학회의 '우현학술상'을 발전적으로 계승해서 인천의 대표 문화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YCH_9347
예술상을 수상한 김금희 작가(오른쪽)가 최병국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와 기념 촬영을 했다. /인천문화재단 제공

학술상과 예술상 모두 공적 기간은 2년으로 둔다. 

 

올해로 32회 차를 맞은 우현학술상은 2017~2018년의 기간 동안 국내 미학 및 미술사, 박물관학 분야의 학문 발전에 크게 기여한 박희병 교수에게 수여됐으며, 제13회 우현예술상은 2017~2018년의 기간 동안 문화예술 창작 및 발표활동을 통해 인천문화예술의 발전에 기여한 김금희 작가에게 수여됐다.

학술상과 예술상 수상자 선정에 관한 기본 방향은 인천문화재단과 별도로 구성된 우현상위원회를 통해 진행된다.

 

수상자는 두 상의 별도 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한 후 우현상위원회에 제청, 우현상위원회에서 이를 심사·의결해 수상자를 확정하는 형태다.

2011년 우현예술상을 수상했던 이재상 극단 미르(MIR) 레퍼토리 대표는 우현예술상이 지역에서 가장 큰 권위를 자랑하는 상으로 자리 잡은 이유로 수상이 쉽지 않다는 이유를 꼽았다. 

 

그는 "몇몇 분야에 걸쳐 매년 시행하는 다른 상과 달리 우현예술상은 1년에 단 한 명의 수상자만 선정한다. 당해 연도에 수상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는 작품을 내놓아야 하고, 작품의 성과가 충분치 않으면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는다"면서 "오래 활동을 하면 받게 되는 상들도 훈장처럼 자랑스럽지만, 여러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상이기 때문에 수상 때 기쁨이 배가 됐으며, 권위도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9112101001444600069194

인천문화재단이 우현예술상 시상을 첫 시행한 2005년 '인천문화예술대표인물조명사업'도 시작됐다.

재단은 인천 연고의 대표적 작고 문화예술인을 선정해 출판, 학술행사, 전시, 공연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인물의 삶과 업적을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이를 통해 인천시민의 문화적 자긍심과 정체성을 끌어올리려고 했다.

2005년 인천문화재단은 탄생 100주년을 맞은 우현 고유섭을 주제로 국제학술심포지엄 '동아시아 근대 미학의 기원-한·중·일을 중심으로'와 기념 전시회 '한국미학의 선구자 우현 고유섭의 생애와 연구자료'를 개최했다.

 

우현과 관련한 최초의 국제 규모 행사였던 학술심포지엄에서는 한국 근대미학의 성립과정과 미래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중국과 일본의 근대미학 발견과 형성과정을 교차적으로 검토했다. 

 

기념전시회는 고인의 육필원고, 저서 초간본, 사진 등을 통해 40년의 짧은 생애 동안 정력적인 집필과 연구 활동을 펼친 미술사학자 우현의 발자취를 조망했다.

 

특히 제자인 황수영 전 동국대 총장이 동국대 박물관에 기탁한 우현 선생 관련 사료들이 처음 공개됨으로써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2006년은 추사 이래 최고의 서예가로 꼽히는 검여 유희강(1911~1976) 서거 30주기를 맞는 해였다. 

 

그해 열린 '검여 유희강 서거 30주년 기념 특별전'은 검여의 예술세계와 형성과정을 20세기 근현대 한국 서단의 전개맥락에 맞춰 살펴봤다. 또한, 학술심포지엄 '검여 유희강의 생애와 예술세계'를 통해 인천이 낳은 국보급 서예가 검여의 예술세계를 조망했다.

2007년에는 인천 부두를 배경으로 한 소설 '남생이'로 유명한 현덕(1909~?)을 조망했다. 현덕 특별전 '노마와 떠나는 동화여행'과 심포지엄 '현덕의 삶과 문학세계'를 개최했다.

2008년에는 한글점자 훈맹정음을 창안한 송암 박두성(1888~1953)을 인천문화예술대표인물로 선정했다. 송암 탄생 120주년 기념전시 '손 끝으로 보는 세상'과 심포지엄 '송암의 업적과 한글점자의 의의'를 통해 송암의 생애와 업적을 기렸다.

인천문화예술대표인물조명사업은 2010년 시인 한하운, 2012년 인천시립박물관 초대 관장을 지낸 석남 이경성으로 이어졌다.

2019112101001444600069197
이 밖에도 인천문화재단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지역의 원로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의 구술을 채록하는 아카이빙 자료구축도 실시했다. 20여 인물들의 구술채록이 완성됐다. 책과 영상으로도 담겼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