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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아기 때는 배 고프면 본능적으로 엄마의 젖을 기다리고 이성이 싹트고 세상을 알아가면서는 많은 것들을 기다리며 사니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여행객이 비바람이 그치길 기다리고 한 여름 가뭄에 농부가 비 오기를 기다린다. 직장인이 월급날을 기다리고 장사하는 이들은 물건을 사가는 이를 기다린다. 출근길 늦으면 택시를 기다리고 해외에 여행갈 준비를 하는 이는 출국일을 기다린다. 부모는 자식의 성공을 기다리고 자식 또한 내리사랑으로 자기 자식의 성공을 기다린다.

문제는 기다린다고 다 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있다. 아무리 밤을 새워 기다려도 오지 않을 것은 오지 않는다. 제발 오지 않았으면 기원해도 올 것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빨리 오길 기다리고 나쁘다고 생각되는 것은 빨리 나가길 기다리지만 생각대로만 되지 않고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기다림에 있어 심리적인 시간과 물리적인 시간의 속도와 방향이 서로 반대가 되기 때문이다. 똑같이 내일 해가 뜨는 물리적인 시간은 정해져 있지만 사람의 처지마다 내일의 일출시까지의 심리적인 시간은 다르다. 사형집행을 받아놓고 있는 이에게는 너무나 야속하게 빠르고, 일확천금이 입금되는 이에게는 너무나 더디다.

결국 올 것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안 올 것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제발 좀 끝나라, 아무리 속을 썩어도 끝날 때가 돼야 끝이 난다. 24시간 코로나 시황판만 틀어주는 언론은 어떤 면에서 보면 국민의 안정적 심리를 해치고 있다. 몸으로 거리두며 조심할 것은 하되 그렇다고 하루종일 코로나종식의 노예가 되어 오장육부를 태우며 노심초사할 필요가 있는가. 주역에서는 기다림에 대해서 마음을 편히 갖고 마시고 먹으며 기다리라고 하였다. 목을 빼고 기다린다고 빨리 오는 것이 아니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