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고장 방치된 음향신호기
작동여부 파악 관리자에 전달
통합 음성신호로 재도약 준비

건널목을 건너는 방법은 간단하다. 신호등에 파란불이 켜지면 좌우를 살피며 횡단보도를 걸으면 된다. 누구에게는 매우 간단한 일이, 누군가에겐 가장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한길에이치씨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있는 곳이다. 한길에이치씨는 시각장애인들이 이동권을 제약받지 않도록 끊임없이 기술을 개발해왔다. 2000년대 초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를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한 이후 기업명 그대로 오로지 '한 길'이라고 생각하고 달려왔다.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는 시각장애인이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음성으로 안내하는 장치다. 리모컨을 클릭하면 신호등에 부착된 음향신호기에서 소리가 나 신호등의 위치를 알려주고 건널목을 안전하게 건널 수 있게 해준다.
음향신호기가 보편화 되면서 작동이 멈춘 신호기들도 다수 발생했는데, 직접 사용하지 않으면 고장 여부를 알 수 없기에 멈춘 상태로 방치되기 일쑤였다.
한길에이치씨는 2016~2017년 2년에 걸쳐 연구에 매진한 결과 고장 여부를 스스로 파악해 IoT(사물인터넷) 무선인터넷망으로 관리자에게 전달하는 스마트 음향신호기를 다시 한 번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전국에 설치된 음향신호기의 작동 여부를 단번에 파악, 수리할 수 있게 됐다.
한길에이치씨는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와 보행자 음성안내 보조장치를 통합, 일관된 신호를 전달하는 제품을 통해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보행자 음성안내 보조장치는 보행자가 길을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음성으로 안내하는 장치인데, 두 기기가 동시에 작동하면 음성이 이중으로 들려 오히려 시각장애인에게 혼선을 줬다. 시각장애인들의 '시각'에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보완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꾸준히 도입한 것이다.
한길에이치씨가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할 수 있었던 이유다. 김홍길 대표이사는 "비장애인이 할 수 있는 활동을 장애인도 할 수 있으려면 2~3배의 기술이 필요한데 결국 그 기술들이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도움이 됐다. 이제는 전 세계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남국성기자 nam@kyeongin.com
※해당 기업은 경기도·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스타기업 육성사업 대상에 선정돼 관련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